
예술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이 될 수 있을까. 2,500여 년 전, 괴로움을 완전히 없애는 길을 찾아 나섰던 붓다와 그의 제자들은 깨달음을 통해 그 길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깨달음을 추구하는 수행자가 아닌 뭇 생명은 어떻게 괴로움을 이겨내고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뭇 삶들에게 살아있다는 건 여전히 그 자체로 고통이다. 고등동물이든 미물이든 마찬가지이다. 뭇 삶들의 수만큼 고통은 종류도 다양하고 그 깊이도 헤아리기 어렵다. 단지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이 충족된다고 해서 괴로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물질적 풍요 속에서 맘껏 소비하고 안락을 누린다고 하더라도 그건 잠시일 뿐, 결국은 다시 괴롭고 외롭다. 인간은 육체적 고통이 사라지면 이내 마음에서 비롯된 갖가지 속박 속에서 번민하게 된다. 때로는 살아가는 것 자체가 지치고 힘들거나 외로울 때가 있다. 믿고 의지했던 신념의 붕괴,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회한 등으로 마음 아파하며 밤잠을 설치곤 한다.
여기 불의의 사고와 사랑의 배신 속에서 한평생 절망했고 고통받았지만, 예술을 통해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걸었던 한 여인이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고통은 이 여인의 삶 전체를 들여다본다면 어쩌면 애교일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불행을 견디며 살아낼 수 있도록 만든 것이었을까. 매일, 매 순간 상처받고 절망하면서 시린 가슴을 부여잡고 버텨야 하는 우리에게 이 여인의 삶은 위로이자 희망이다.
“나는 죽지 않았어요. 살고 싶었고 깁스를 하고 누워 있는 것이 끔찍하게 지루해서 무엇이든 해보기로 했습니다. 나의 그림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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