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사랑받는 이가 누구인지 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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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받는 이가 누구인지 알리다
  • 임인구
  • 승인 2021.03.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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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인생상담]

마야부인은 땅에 서서 손으로 바라차나무를 잡자마자 보살을 낳았으니, 이것은 이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다. (…중략…) 보살이 출생하고 나서 땅에 서서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를 우러러보면서 입으로 이런 말을 하였다.

“내 이 몸은 오늘부터 다시 받지 않을 것이며,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에 들어가서 태에 눕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내 마지막 몸이니, 나는 마침내 성불하리라.” (…중략…) 보살이 탄생하자마자 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는데도 사방으로 걸었다. 각 방면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고, 걸음마다 발을 들면 큰 연꽃이 솟아났다. 일곱 걸음씩 걷고 나서 사방을 둘러보고 눈을 깜짝이지도 않으며 입에서 절로 말이 나왔다. 먼저 동쪽을 바라보며 갓난아기의 말답지 않게 스스로 글귀에 맞게 바른 말로 게송을 읊었다.

  이 세간 가운데

  내가 가장 높구나.

  나는 오늘부터

  목숨 받는 일이 끝났네.

이것은 보살의 희귀한 일이요 미증유한 법이며, 다른 방위를 향해서도 다 그렇게 하였다. 처음 탄생했을 때 사람의 부축 없이 사방으로 각각 일곱 걸음을 걸었는데…. 

__ 『불본행집경』 「수하탄생품」

 

우리 속에서 선언한 해방

“제발 어떻게 해야 사랑받을 수 있는지 누가 좀 알려주세요. 저는 정말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고, 부모님과 선생님 말씀도 잘 들으며, 책임감 있게 제가 해야 할 일 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는데, 왜 아무도 저를 사랑해주지 않는지 모르겠어요. 제 이기적인 욕망을 자제하며 늘 제가 속한 집단을 우선으로 생각하여 헌신하고,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제 한 몸 바쳐 그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오히려 자기 마음대로 개념 없이 사는 이들이 저보다 사랑받는 것처럼 보이는 건 무슨 영문 때문일까요. 세상이 정당하지 못한 것 같아요. 개인적인 마음을 다스리며 세상을 위해 열심히 산 사람이 오히려 더 지치고 외로워지는 일은 이상한 일 아닌가요.”

이러한 탄식의 말이 무수히 반복된다. 끝이 없는 것 같다. 이것이 우리의 영원한 소망을 담고 있는 까닭일 것이다. 우리(너와 나, 관계 속에 형성되는 집단)에게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곧 ‘우리(감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다. 우리라고 하는 ‘우리’ 속 고통의 목소리다. 붓다는 태어나서 이 우리라고 하는 경계를 가장 먼저 확인한다. 생물학적 부모에게서 태어나, 사회적 구조에 편입돼 이루어지는 이 사방의 경계를 직접 밟은 뒤, 이렇게 말한다.

“이 세간 가운데 내가 가장 높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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