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봉사활동에서 자비심을 느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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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등無等等, 광주 무등산] “봉사활동에서 자비심을 느껴요”
  • 김남수
  • 승인 2024.01.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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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나눔공동체 (사)자비신행회

사)자비신행회는 광주에서 나눔과 봉사를 통해 지역을 일구는 신행·복지단체다. 불서 읽는 독서 모임에서 시작해 실천 활동으로 시작한 것이 노인복지사업이었다. 지금은 청소년·아동과 청년 프로그램까지 수십 가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비신행회의 특징은 수여자와 참여자 간의 네트워크다. 또 일반적으로 봉사활동은 수여자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자비신행회는 봉사자들의 자기만족을 우선으로 한다는 점이다. 

 

플랫폼 위주의 봉사활동

자비신행회는 네트워크 구성에 특히 집중한다. 스님들이 학교나 시설에 직접 방문하는 것은, 봉사라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과정이 쉽지 않다. 그런데 학교나 복지기관의 급식 시설을 이용해, 떡볶이나 팥빙수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다면? 이런 활동이 한 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하다면? 스님은 봉사자의 일원으로 참여할 뿐이지만, 그 역할은 지대해진다. 

다른 예도 들 수 있다. 자비신행회는 100명 정도가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곳으로 아이들을 초청해 스님이 피자와 삼겹살을 구워준다면? 이렇게 10년 넘게 진행했다.

“어떻게 스님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학생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하면 다른 곳에서는 놀란다. 이렇게 참여자와 수여자 간의 네트워크를 이어준다. 학생들의 어려움은 학교가 가장 빨리 알아챈다. 어려운 학생이 나타났을 때, 제일 먼저 전화 걸 수 있는 곳이 광주에서는 자비신행회다. 

스님이나 사찰이 봉사활동을 하면, 스님이나 사찰 혹은 제공자의 이름을 앞에 붙인다. ‘도계 스님의 안아 줄게 도담도담’, ‘중현 스님의 행복한 피자가게’, ‘아도 스님의 찾아가는 와플가게’, ‘해청 스님의 찾아가는 분식가게’, ‘동현 스님의 소원 우체통’, ‘지장 스님의 응원 프로젝트’. 이런 식이다. 

스님들은 책임 의식을 갖게 되며, 자원봉사자와 후원자 모집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자비신행회는 실무적 일을 담당하며, 네트워크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에 집중한다. 현재 스님들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9개고, 16개 이상의 사찰이 프로젝트에 결합한다. 

 

봉사자들의 자기만족

무엇을 먹는 것, 다른 종교에 비해 불교가 가진 큰 장점이다. 법당에는 쌀이 있고, 또한 신도분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봉사가 먹거리 제공이다. 매일 80여 명의 어르신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토요일에는 그만한 인원의 아이들이 밥을 먹는다. 매주 목요일에는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또 찾아온다.

“저희가 두세 가지 원칙을 세웠습니다. 첫째는 ‘국가나 공공기관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참여자나 후원자가 비용을 내면서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관공서나 시설, 학교에서 먼저 연락이 옵니다.둘째는 수여자도 중요하지만, 참여자를 우선시한다는 마음가짐이죠. 참여자들이 봉사와 나눔을 통해 마음속에서 자비의 씨앗이 자라기를 바라는 거죠.  마지막으로 복지의 사각지대와 남들이 하기 힘든, 비어 있는 곳을 우선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자비신행회 김영섭 사무처장)

이런 마음으로 자비신행회 실무자들은 프로그램을 기획·섭외하는 등 실무적 준비를 하고, 참여자들이 활동의 주인이 되게끔 한다.

 

‘나르샤 프로젝트’와 ‘고기특공대’

최근에 역점을 두는 일은 청소년 아동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것이 ‘나르샤 프로젝트’. 매주 토요일 오전부터 90여 명의 청소년이 자비신행회를 찾는다. 식당에서 밥을 먹기도 하고, 오전·오후 7개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바둑, 요리, 명상 같은 것이다. 책도 읽는다. 아이들은 1년 동안 함께한다.

또 가정이 위기에 처한 아동을 위해 지역 복지시설이나 학교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시설이나 학교 같은 기관은 예산과 절차로 지원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 자비신행회는 이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외국인 지원 사업과 광산구에 있는 고려인 마을 지원 사업도 꾸준히 전개한다.

근래 새로 시작한 일이 ‘고기특공대’다. 복지시설에 찾아가 청소년과 아이들에게 고기를 구워주는 일이다. 

“기획 단계에서 아이디어도 좋고, 봉사자들의 반응도 높았어요. 그런데 70~80명 아이들에게 고기를 제공하자니 사실 조금 부담이 됐죠. 한 분이 ‘그 좋은 것을 왜 고민하냐?’면서 필요한 것을 제공했습니다. 이렇게 시작됐죠.”

(김영섭 사무처장)

지금은 광주 지역에서 어느 곳보다 신뢰받는 단체로 자리 잡았다. 기관 간의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학대아동 피해센터’, ‘청년의 집’, ‘푸드마트’ 같은 시설을 수탁하기도 했다. 202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해서는 조계종에서 수여하는 ‘불자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자비신행회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134
●전화 : 062-234-0090
●후원계좌 : 농협 601028-51-016813((사)자비신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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