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당간 강릉 삼척] 명주 지역 부처님 – 한송사와 신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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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당간 강릉 삼척] 명주 지역 부처님 – 한송사와 신복사
  • 박찬희
  • 승인 2023.06.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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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마음 낮춰 만나는 강릉 절터와 불상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보물), 오죽헌·시립미술관 소장, 사진 문화재청

 

산과 바다, 그 사이의 절터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의 도시 강릉. 그곳은 예부터 동해안의 핵심 도시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또한 자연 풍경이 뛰어나 신라의 화랑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역사 깊은 도시답게 곳곳에서 오죽헌, 선교장, 경포대와 같은 뛰어난 문화유산을 만난다. 그뿐인가, 시내 중심부와 외곽에 자리한 여러 절터도 보석처럼 빛난다. 

이제는 절터로 남은 절들은 오랫동안 강릉 사람들과 삶을 함께했다. 절의 문을 활짝 열어 간절한 마음을 들어주고 깨달음의 길로 이끌었다. 지금은 텅 빈 듯 보이지만 절터에는 그들의 오랜 발걸음이 켜켜이 쌓였고, 간절한 믿음이 진하게 녹아 있다. 때문에 절터는 빛을 잃은 폐허가 아니라 한 명 한 명의 기원이 응축된 살아 있는 현장이다. 절터를 간다는 건 그들이 낸 발걸음과 마음을 읽어내고 보듬어 내 마음과 잇는 일이다.

강릉의 절터는 다른 지역의 절터와 달리 큰 바다와 웅장한 산 사이에 자리 잡았다. 강릉 서쪽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산이 오대산이다. 이 산은 웅장하면서도 신성해 보여 부처님과 보살들이 머무는 특별한 세상처럼 다가온다. 오래전 오대산이 문수신앙의 성지가 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강릉 앞은 넓고 시원한 동해 바다가 펼쳐졌다. 바다는 평화로운 듯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큰 파도가 휘몰아치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해진다. 인간의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바다는 어딘지 인생길과 깨달음의 길과 닮았다. 강릉의 산과 바다는 절의 일부처럼, 용맹 정진하는 스님의 화두처럼 강릉의 절터를 따라다닌다.

 

한송사지 - 흩어진 보살상을 찾아가다

강릉의 절터 가운데 먼저 한송사지를 찾아간다. 고려시대와 강원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인 강릉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이 있던 곳이다. 한송사지는 강릉 외곽의 포구인 남항진과 잇닿은 소나무 숲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금은 군부대 안에 포함돼 직접 보기는 어렵고 먼발치에서 어림짐작할 수밖에 없다. 울창한 소나무 숲을 보면 옛날 이 지역을 찾던 이들이 빼놓지 않고 들렀던 절답게 매력적이었을 것 같다. 절터에는 보살상을 받치던 대좌가 깨진 채 남아 있으며 몇 해 전에는 절터의 역사와 규모를 제대로 밝히기 위해 발굴을 했다.  

한송사는 삼국시대에 창건됐다고 전한다. 원래 이름은 문수사였다. 절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창건 당시 문수보살과 문수신앙을 중요하게 여겼다. 오랜 기간 문수사였던 절 이름이 한송사로 바뀐 건 대략 17세기 초반 무렵이었다. 19세기 중후반 한송사는 심각한 자연재해를 입어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심각한 피해 속에서도 땅에서 솟아났다는 설화를 간직한 문수보살상과 보현보살상은 꿋꿋하게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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