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불교·춤이 지은 집에 만 가지 덕을 쌓고 풀다

만 가지 덕을 쌓은 집 만덕장(萬德藏). 마당 곳곳에 돌부처가, 거실 곳곳에 불상 그리고 옆에는 향꽂이가 놓였다. 때가 묻은 향꽂이엔 언뜻 봐도 한두 개 향을 다 태운 재가 쌓였다. 매일 불상 앞에서 향을 공양한다는 오랜 증거다.
집이라는 공간에서는 이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오랫동안 만덕장에서 함께 해오고 있다. 만덕장 거실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신비로운 존재, 꼭두가 곳곳에 놓였다. 꼭두란 우리나라 전통 장례식 때 사용하는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상이다. 그래서일까. 거실 한쪽에는 커다란 상여도 자리했다.
만덕장에는 특이함이 가득했다. 죽음 관련 물건들이 있었고, 익살스러운 꼭두의 이목구비도 제각각이었으며, 좌우 상하가 정비례하지 않고 3등신이거나 삐딱한 자세로 선 불상이 모셔졌다. 균형미나 조화미보다는 비대칭이 자연스러웠다. 집주인은 비대칭 속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단다. 정형화되지 않아서 아름답다는 것. 또 무대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 무용을 구현하느냐가 작품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설명한다.
만덕장은 안무가 김복희(73)의 집이다. 그는 3월 5~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 김복희무용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을 올린 뒤 만덕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가 반세기 동안 걸어온 길을 그를 닮은 만덕장에서 더듬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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