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초월하려던 소년 붓끝으로 법사리 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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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 초월하려던 소년 붓끝으로 법사리 새기다
  • 최호승
  • 승인 2020.05.2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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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벌써 세 번째다. 아버지의 감시망, 아니 애끓은 부정은 촘촘했다. 사찰과 떨어진 토굴에서 정진했지만, 아버지는 어김없이 소년을 찾아왔다.
소년은 학창 시절 불교학생회에서 불연 맺고, 경전과 게송을 세필(細筆, 글씨를 잘게 씀)로 옮겨 적으면서 불교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 읽었다.
고교 시절 선문답에 취해 생사를 초월하는 선승이 되고자 야간열차에 몸을 실었건만….
‘아, 이번 생에 출가 인연은 여기까지일까.’
소년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꼼짝없이 산 아래집으로 내려왔다. 출가수행자로 거듭나는 계를 받기 3일 전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소년에게 불연의 씨앗을 심은 게 아버지였을지도 모른다.
향교 책임자였던 아버지는 소년에게 붓 잡는 법부터 해서 서예를 가르쳤다. 한글을 붓글씨로 배운 소년은 경전, 게송을 쓰기도 했다.
불교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고 출가를 발심했던 그때 그 소년을 찾았다.

| 700년 전 전통 잇는 그때 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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