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 도일 법맥 내린 구산선문 제일가람_장흥 보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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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조 도일 법맥 내린 구산선문 제일가람_장흥 보림사
  • 유동영
  • 승인 2020.08.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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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영의 선경(禪景)

“마치 돌 속에서 어여쁜 옥을 찾은 듯하고 조개껍질 속에서 진주를 주워낸 듯하다. 진실로 법을 전한다면 이런 사람에게 전하지 않고 그 누구에게 전하랴.”
마조 도일 스님의 법맥을 이은 서당 지장 스님이 도의(道義) 스님의 공부를 인가하며 남긴 말이다.
서당 지장 스님으로부터 도의란 법호를 받은 도의 스님은 다시 백장 해회 스님에게로 가서 법거량을 했다.
백장 스님 또한 도의 스님의 깨달음을 경탄하며 “마조의 선맥이 모두 신라로 가는구나!”라고 했다.

37년 동안 당나라에서 공부한 도의 스님은 육조 혜능의 법을 받아 고향으로 되돌아왔다. 
교종이 득세하던 당시 신라의 중앙에 설 자리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눈 밝은 납자를 찾는 게 우선이어서인지 스님은 경주와는 멀리 떨어진 지금의 양양 진전사지에 법좌를 놓았고, 오직 염거 화상에게만 법을 전한다. 
염거 화상은 진전사지로부터 멀지 않은 현재의 양양 선림원지에서 주석하던 중 보조 체징 스님에게 다시 법을 전한다.

법을 받은 보조 체징 스님이 신라 헌안왕의 권유로 860년, 본래 작은 절이 있던 자리에 구산선문 제일가람 보림사를 개산한다. 

이처럼 당당하고 격이 높은 철조 부처님을 대한 적이 없다. 
위엄 있는 모습에 놀랄 것 같으면 어느새 부드러운 미소로 말을 건넨다. “오랜만이구나! 잘 왔다” 하고. 
내가 보림사를 찾는 것은 이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서다. 
인적이 드문 큰 법당이라 부처님의 미소는 더 진하게 다가오고, 매번 놓치고 마는 내 자리에 경책의 장군죽비를 내려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절의 주지인 일선 스님은 비로자나부처님을 처음 친견했을 때 마치 일본 고류지 반가사유상을 대했을 때처럼 경이로웠다고 한다. 

일선 스님이 행자를 마치고 사미계를 받자 송광사 방장 구산 스님은 송광사 강원에서 공부할 것을 권했다. 
당시 송광사에는 임시 강원을 개설한 상태로 몇몇의 스님들이 모여서 공부를 하던 중이었다. 
방장스님의 권유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스님 저는 계를 받은 흔적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행여 붙잡힐 새라 도망쳐서는 약 5km 거리에 있는 정류장까지 빠르게 걸었다. 스님은 그길로 곧장 봉암사 선방으로 향했다. 

平常心是道(평상심이 도이다). 

일선 스님이 늘상 새기고 있는 마조 스님의 법어다.
어떤 이들은 평상심이라 하니 잠이 오면 자고 배가 고프면 먹는 등 현실을 피하지 않고 인연 따라 업보를 달게 감내하는 것을 말하곤 한다.
청정한 자성으로부터 발동하는 의식으로 매일매일을 살아가다 보면 두려움, 불안, 성냄 같은 감정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청정한 자성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경로로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스님은 반문한다. 화두 없는 청정한 자성이 가능한가. 두려움, 불안, 성냄이 없는 가운데 어찌 화두가 성성할 수 있겠는가.
화두는 생과 사가 오가는 그 자리에서 들어지는 것이라고.

 

글·사진. 유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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