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가족] 아내 야소다라
상태바
[붓다의 가족] 아내 야소다라
  • 조민기
  • 승인 2024.04.26 16: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욕과 기다림 끝의 출가
싯다르타와 결혼하기 위해 까삘라 성에 오는 야소다라 공주. 
『석씨원류응화사적(釋氏源流應化事蹟)』의 「실달납비(悉達納妃)」, 
동국대학교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왕위 계승권 놓고 왕자들이 치열하게 다투거나 경영권 계승을 두고 재벌 가문의 형제가 경쟁하는 이야기는 드라마 단골 소재다. 여기에 출생의 비밀과 배다른 형제, 쟁쟁한 배경을 가진 처가 등이 등장하면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족 이야기는 흥행하는 드라마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귀한 핏줄, 혈통

스스로를 ‘태양의 후예’라 불렀던 석가족은 혈통의 순수함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석가족의 뿌리는 옥까까 대왕과 그의 첫 번째 왕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와 공주들이다. 네 명의 왕자와 다섯 명의 공주를 낳은 첫 번째 왕비가 세상을 떠나자 옥까까 대왕은 젊고 아름다운 새 왕비를 맞이했다. 새 왕비에게 푹 빠진 옥까까 대왕은 그녀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얼마 후 새 왕비는 왕자를 낳았고 자신이 낳은 아들이 왕위를 물려받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왕비에게서 태어난, 정통성을 지닌 장성한 네 명의 왕자를 두고 새 왕비가 낳은 갓 태어난 왕자를 후계자로 삼는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첫 번째 왕비를 지지하는 세력과 장성한 왕자들을 따르는 신하들이 반대한다면 왕궁은 피로 물들 것이고 왕국은 분열될 것이었다. 이때, 첫 번째 왕비의 자식들은 왕위 계승권을 놓고 이복동생과 다투는 대신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네 왕자와 다섯 공주는 그들을 따르는 이들이 함께 고국을 떠났다. 이들은 히말라야 부근에 이르렀을 때, ‘까삘라’라는 이름의 수행자를 만났고, 그의 조언을 받아 나라를 세운 뒤 수도의 이름을 ‘까삘라왓투’라고 정했다. 

나라를 세우고, 수도가 정해지자 신하들은 왕자들에게 혼인을 권했다. 혼인을 통해 왕권을 안정시키고 영토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왕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보다 ‘종족이 훌륭한’ 왕자와 공주를 찾을 수 없다. 종족이 훌륭하지 않은 이들과 혼인하여 자식을 낳으면 혈통의 깨끗함이 더럽혀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이들과 혼인하고자 하노라.”

네 명의 왕자들은 누이인 공주들을 아내로 맞았고, 가장 나이가 많은 공주를 어머니처럼 모시기로 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옥까까 대왕은 혈통의 깨끗함이 굳게 지켜진 것을 칭찬하며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

“오! 왕자들은 진실로 훌륭하구나!”

이때부터 ‘진실로 훌륭하다’는 의미의 ‘사꺄(Sakya)’, 즉 ‘석가(釋迦)’가 까삘라 왕국을 다스리는 왕족의 성(姓)이 됐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