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에 어린 겨레의 염원 - 철원 도피안사와 석대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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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에 어린 겨레의 염원 - 철원 도피안사와 석대암
  • 노승대
  • 승인 2023.07.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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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담아둔 절]
보개산 석대암

역사의 봄은 아니 오고

강이라면 보통 유장하게 흘러가는 강물과 모래사장, 강변의 수초와 버드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강의 모습과 확연히 다른 강이 우리 국토에 한 곳 있다. 바로 한탄강이다. 한탄강은 평지에서 푹 꺼진 협곡 사이를 흐르는 강이다. 평지에 서 있을 때는 거기에 그런 강이 있는지 전혀 가늠이 안 되는 강이다. 

원래 서울과 원산 사이를 잇는 약 160km 길이의 낮고 긴 골짜기를 추가령구조곡(楸哥嶺構造谷)이라 부른다. 주변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지형으로 예부터 물길이 생기고 사람들이 오간 자연통로였다. 추가령은 북한 북강원도 세포군 삼방리와 대곡리 경계에 있는 고개로 높이는 599m이다. 대관령(832m)보다 현저히 낮은 고개지만 백두대간 동서를 잇는 중요한 교통로다. 물은 낮은 곳을 따라 흐르니 자연히 물길이 생겨 한탄강이 생겨난 것이다. 서울-원산 간 철도도 이 골짜기를 따라가며 철로를 놓았다. 

한탄강은 좁은 협곡을 쉴 새 없이 돌아가며 흐르기에 큰 여울이 많다. 그래서 한문으로는 ‘漢灘江’이라 부른다. 한강의 예에서처럼 ‘한’은 크다는 뜻이고 ‘탄’은 여울이라는 뜻이다. 한탄강은 보통 30m 아래 협곡을 흐르는 강이지만 길이는 136km에 달한다. 북한 평강군에서 발원하여 철원군, 연천군을 지나 임진강으로 들어간다. 

 

부처가 머물 곳을 정하다

중생을 깨우치기 위한 종교적 이적은 시대를 초월해서 출현한다. 철원군에도 그러한 유물이 있으니 분단의 폐허 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철원 도피안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국보)이다. 

도피안사는 나지막한 화개산에 있다. 도피안(到彼岸)이란 깨달음의 저쪽 언덕, 부처님의 세계로 건너갔다는 의미다. 화개산(花開山)도 꽃이 피었다는 뜻이니 바로 연꽃이 피었다는 말이다. 이 도피안사 창건은 신라 말 도선국사(827~898)와 얽힌 설화가 있다. 『유점사본말사지』 「개화산 도피안사 사적기」에는 이런 기록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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