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걸, 불교에 빠지다] 모던걸이 현대 여성에게 던진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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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 불교에 빠지다] 모던걸이 현대 여성에게 던진 화두
  • 송지희
  • 승인 2022.02.28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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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습·익숙함에서
깨어있는 순간
열리는 세상이 있다
「신여성」 1932년 2월호, 한글박물관 소장

신여성이란 조선 후기부터 일제 강점기까지 신식 교육을 받은 여성을 통칭한다. 의미를 부여하자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당연하게 여기던 구시대적 관습과 편견들을 타파하고, 개인의 사상과 가치관을 다양한 움직임으로 펼쳐낸 ‘진보적인 여성’으로 볼 수 있다. 대체로 개항기 이후 서구식 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신여성으로 인식됐다. 

 

프레임을 거부하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당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단지 남성에게 종속된 개체로서의 여성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 교육이나 사회활동 분야에서 철저히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으로도 여성을 하나의 주체적 인간으로 보지 않았다.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에서 여성은 단순히 남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거나 후손을 낳고 키우는 모성으로서의 역할만 주문받았다. 다시 말해 가정의 유지·운영을 담당하는 일종의 기능적 부속품으로 여겼던 시기였다. 

“여자는 배울 필요가 없다”라는 인식이 당연시되던 때를 지나, 개항기를 거치면서 서구식 교육체제에 포함되는 여성들이 일부 생겨났고, 이는 여성 개개인의 인식 변화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여성들은 그 결과물을 대사회 활동에 적용하기보다는 사회가 칭송하는 여성상의 덕목에 ‘집안을 잘 다스릴 수 있는 현명함’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공고한 사회관습을 개인이 뛰어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교육으로 배출된 ‘똑똑하고 잘난 여성’이라 할지라도, 대다수 여성과 다를 바 없이 결혼적령기가 되면 아내 또는 어머니로서 지고지순한 삶을 강요당할 수밖에 없었다. 

점차 교육을 통해 서구식 사고와 문물을 접한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이 아닌, 여성이 한 사람의 주체적 인격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한다.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대물림되던 공고한 여성 프레임 너머의 삶을 알게 된 여성들은 자연히 기존 사회의 부조리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다수 ‘깨인 사고’를 갖게 된 여성들에게 구시대적 사회관습은 넘지 못할 벽으로 작용한 셈이다. 

관습의 벽에 균열을 내다

우리가 ‘신여성’의 존재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이 지점이다. 공고한 관습의 벽에 직면한 많은 여성이 벽을 넘기보다 안전한 삶으로의 회귀를 선택했지만, 멈추지 않고 벽을 향해 한 발짝 더 내디딘 이들이 바로 신여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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