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걸, 불교에 빠지다] 근대 신여성의 표상 최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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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걸, 불교에 빠지다] 근대 신여성의 표상 최승희
  • 성기숙
  • 승인 2022.02.2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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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미美,
춤으로 승화하다
최승희의 <보살춤>, 연낙재 소장

무용가 최승희(崔承喜, 1911~1969)는 20세기 한국을 빛낸 최고의 예술가로 통한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국제무대로 진출해 한국춤의 문화적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떨쳤다. ‘동양의 진주’, ‘반도의 무희’, ‘한국의 이사도라 덩컨’ 등 최승희를 일컫는 다양한 수식은 그의 존재론적 의의를 한층 부각한다.

근대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최승희는 한마디로 기념비적 인물이다. 가장 뚜렷한 무용사적 업적은 신무용(新舞踊)이라는 새로운 춤사조의 창출로 귀결된다. 신무용은 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이행기 서구의 모던댄스를 수용, 민족 고유의 전통(춤)과 접목하여 새로운 공연미학으로 정립한 일종의 춤사조를 의미한다. 

20세기 초반에 등장한 신무용은 근대 ‘서구적 충격’의 산물로서 신문화(新文化) 물결에 편승한 신교육, 신문학, 신연극, 신여성 등과 등가를 이룬다. 일제 강점기 세계적 무용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최승희가 근대 신여성의 전형이었음은 매우 흥미롭다. 

신여성의 표상, 최승희

신여성은 한마디로 근대의 산물이다. 신여성은 ‘새로운 여자들’ 혹은 ‘모던걸’로 불린다. 근대 신여성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근대라는 공간에 투영해 근대성을 구현해가는 일종의 아방가르스트로 간주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외모에서 신여성의 정체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신여성의 외모는 근대적 자아를 성찰적으로 투사한 대표적 사례로 보인다. 신여성의 외모는 대개 서구적 취향이 짙으며, 반사회적 혹은 기존의 질서에 저항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전통적 인습과 굴레에서 벗어나려는 주체적 자아의 표출로 해석할 수 있다. 

최승희의 외모에 투영된 신여성 코드는 무엇인가? 우선 서구적 패션 감각에서 감지된다. 큰 키의 최승희는 각선미가 돋보이는 양장을 선호했다. 모던 풍의 양장과 뾰족한 구두, 모자에 이르기까지 최승희의 외모는 근대 신여성이 추구한 미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1930년대 서구의 전형적인 아르데코풍의 직선형 원피스를 착용하거나 모피코트를 즐겨 입고, 클러치백을 드는 등 럭셔리한 느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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