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불교,영화를 만나다 : 불교영화제 위한 첫걸음
상태바
[특집]불교,영화를 만나다 : 불교영화제 위한 첫걸음
  • 유윤정
  • 승인 2018.04.05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불교영화제를 위한 첫걸음

불교, 영화를 만나다

영화는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입니다. 최근 개봉한 ‘신과 함께’는 남녀노소 전 세대를 아우르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산업은 활발합니다. 영화 관람은 이제 대중적이고 보편화된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영화제만도 영화진흥위원회 2018년 기준 136건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교영화제는 없습니다. 불교영화도 그 수가 적습니다. 국내에서 제작된 불교영화의 수는 손에 꼽히며, 해외에서 제작된 불교영화가 소개되는 일도 드뭅니다. 시야를 넓혀보면 생각보다 더 다양한 불교영화들이 있습니다. 불교 코드가 녹아있는 영화도 다수입니다. 해외에는 불교영화제도 개최됩니다. 해외에는 어떤 불교영화제와 불교영화가 있을까요? 우리는 영화제를 만들 수 있을까요? 불교, 영화를 만나봅니다.

 

01  해외 불교영화제에는 어떤 영화가 있을까  김우진ㆍ유윤정
02  영화 ‘길 위에서’ 이창재 감독 인터뷰  유윤정
03  영화 속 불교 코드를 읽다  유응오
04  불교영화제를 위한 첫걸음  유윤정

 

한국 영화 산업은 활발하다. 영화 관람은 이제 대중적이고 보편화된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 국내 1인 연평균 영화관람 횟수 4.2회, 자국 영화 점유율 50% 이상.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화강국이라 불려도 어색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영화제만도 영화진흥위원회 2018년 기준 136건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중 불교영화제는 없다. 이웃종교계는 이미 10년 이상 진행해온 일이다.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영화. 1,700년의 유구한 역사의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불교다. 우리는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사진:최배문

|    서울노인영화제에서 배우는 노하우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을 영화제에서만 보기에는 정말 아쉽습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관장 희유 스님은 서울노인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을 보며 더욱 노인을 이해하게 됐다. 노인 감독이 찍은 영화는 당신들의 시선과 화법으로 인생의 경험을 전했다. 청년 감독의 영화는 노년의 삶을 이해하고 표현하며 세대를 통합시켰다. 영화제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노인’을 우리 곁의 인물로서 나란히 걷게 했다.
2017년 10회를 맞이한 서울노인영화제(Seoul International Senior Film Festival, SISFF)는 서울노인복지센터와 서울특별시가 공동주최하고 서울노인영화제 사무국이 주관하는 영화제로, 2008년 1회를 시작으로 매년 열리는 국내 유일의 노인영화제다.
영화제는 노인세대에게는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문화생산의 기회를 제공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노년에 대한 시선을 넓히는 축제의 장이 됐다. 청년감독들에게는 등용문의 기회도 되었다. 일례로 2013년 제6회 청년부문 대상을 받은 김미경 감독은 2017년 칸 영화제 비경쟁 단편영화부문에 공식 초청되기도 했다.
영화제는 회를 거듭할수록 더욱 탄탄해졌다. 출품작이 늘었고 자연스레 규모도 성장했다. 2008년 제1회 당시 38편의 영화가 공모되고 21편이 본선에 진출했다면, 2017년 제10회 영화제는 총 196작품이 출품되었고, 42편이 예선을 통과했다. 영화제가 펼쳐지는 4일 동안에는 약 3,500명이 다녀갔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울노인복지센터의 꾸준한 관심과 인프라 구축에 있었다. 희유 스님은 이렇게 설명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2001년 노인 정보화 교육을 시작했습니다. 노인을 계몽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문화복지사업을 실시했어요. 어르신들이 자신의 생각을 영상으로 표현하는 힘을 얻었습니다. 영상물을 모아 2004년 ‘탑골영화제’를 열었습니다.”
반응이 뜨거웠다. 어르신들은 자신의 생각을 영화로 보여줘 벅차했고, 자녀들은 “우리 부모님이 저런 생각을 했었나” 놀랐다. 매년 영상제를 개최했다. 어르신들의 표현과 참여 욕구는 더욱 높아졌다. 그리하여 2008년, 노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세대가 교류하는 영화축제, 서울노인영화제를 개최하게 됐다.
“첫 영화제를 열기 위해서, 7명의 사회복지사와 1명의 영화제 간사가 영화제사무국을 꾸렸습니다. 기획부터 홍보, 영상공모전, 프로그램 등을 논의했었죠. 사무국을 만들 때는 전문위원을 포함한 최소 3인은 있어야 합니다.”
희유 스님은 영화제가 구성되기 위해서는 영화 프로그래머, 대외협력 사무국장, 홍보나 기타 제반을 도와주는 이, 3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서울노인영화제

|         세대 간 고정관념을 깨는 서울노인영화제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영화제 사무국과 별개로 노인영화제를 위해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13년부터는 ‘영화학교’를 개설해 보다 전문화된 미디어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기업의 후원으로 센터에 ‘영화제작소(2015)’를 세웠다.
그 밖에도 센터 내에는 ‘탑골독립영화관’이 있다. 이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실버영화도슨트’ 어르신들이 해설을 돕는다. ‘찾아가는 서울노인영화제’도 진행한다. 이들을 기록하는 ‘시니어영상기자단’도 있다. 그만큼 어르신들이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변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르신들이 처음에 배울 때는 굉장히 망설입니다. 하지만 점차 자신감이 생기면서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러 다니세요. 이제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 섭외도 나서며, 영화 음악을 편집하는 기술을 가르쳐달라 하세요. 삶에 자신감이 생기고, 대인관계도 활발해졌습니다.” 
영화제작과 관련한 교육이 거듭될수록 어르신들은 본인이 잘 하는 것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 제작보단 평론에 관심 있는 분도 있고, 의류학과를 나온 어르신은 의상 감독에 더 관심을 보였다. 영화보단 그림이 좋다는 요청으로 웹툰 강의도 이어졌다. 작년에는 VR제작 수업이 진행됐다. 어르신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보조하는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만든 영화는 그 주제부터 다르다. 어르신들의 영화는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역할을 했다.
“영화제 출품은 노인 감독과 청년 감독 부문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2014년도 영화제 때 있었던 일인데, 출품작을 보니 어르신 감독의 주제는 유쾌한 데 비해, 청년 감독의 주제는 우울하고 슬픈 모습이었어요. 청년감독들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어르신들이 만든 영화를 보고 느꼈다, 자신들의 고정관념으로 어르신을 잘못 알고 있었다고요.”
희유 스님은 “빗대어 말하면 불교영화는 일반인들의 불교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생생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스님은 “어르신이 미디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세대 간 소통이 된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서울노인영화제

|    이웃종교의 영화제는 어떻게?

이웃종교는 이미 영화제가 있다. 개신교는 2003년 기독교영화제로 시작해, 올해 제15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eoul International Agape Film Festival, SIAFF)를 개최할 예정이다. 천주교는 2014년 가톨릭영화제(Catholic Film Festival, CaFF)를 개최해 올해 제5회 영화제를 개막한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사)필레마와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영화제로, 2017년 제14회는 이화여자대학교 ECC내 삼성홀에서 개막했다. 6일 동안 총 27편(장편 25편, 단편 2편)이 상영됐으며, 상영은 서울에 위치한 작은 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진행했다.
영화제가 진행되는 필름포럼은 (사)필레마-서울국제사랑영화제에서 운영하는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영화를 상영하는 전문예술영화관이다. 필름포럼에서는 영화상영뿐 아니라 아카데미를 열어, 스토리텔링, 시나리오, 다큐멘터리, 사진, 문학 등의 강좌를 제공한다. 
더불어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차세대 기독영화인들을 발굴하고 양육하는 인큐베이터로서, 영화제 시상은 물론이고, 2003년부터 사전제작지원 제도를 활성화해 주제에 맞는 국내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천주교의 가톨릭영화제는 가톨릭영화인협회가 주관한다. 가톨릭영화제도 마찬가지로 매년 단편영화를 공모하고 시상하며, 사전제작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주제에 맞는 단편영화 제작을 지원한다. 한편 인상적인 점은 영화제 기간 동안 장·단편 영화상영 및 부대행사를 모두 무료(자율기부)로 진행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영화제는 크게 성장했다. 가톨릭영화인협회사무국 서한나 간사는 “영화관 관객 점유율은 2016년 46%에서 2017년 54%로 성장했다. 제4회 기준 약 2,700명이 관람했다. 출품작도 늘었다. 2017년 제4회 영화제는 단편경쟁부분에 398편이 공모됐고, 그중 14편이 본선에 올랐다. 14회 영화제는 장·단편 포함 총 57편이 상영됐다”고 밝혔다. 이번 57편의 작품 중에는 대해 스님의 ‘산상수훈’도 초청 상영되었다.
가톨릭영화제도 CaFF영화아카데미를 진행한다. 영화제작, 연기, 다큐멘터리, 시나리오, 사진 등의 워크숍을 개강해 영화언어에 대한 이해와 영화제작 및 연기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제 기간 이후에는 찾아가는 영화제로 전국 주요 도시와 소외지역, 해외 등에 순회 상영전을 갖는다.

사진제공:서울노인영화제

|    불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웃종교의 사례는 있지만 아직 불교계는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불교영화에 관심 있는 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불자 영화감독은 다수 찾아볼 수 있다. 동국대학교에서는 다양한 불교문화콘텐츠의 창작기회를 넓히기 위해, 대한불교진흥원과 함께 ‘대원불교문화상’을 공모 시상한다. 대원불교문화상은 불교학술분야와 불교창작분야로 나뉘는데, 불교창작분야에서는 △ 불교창작기획 / 유통 △ 불교창작시나리오 △ 불교창작작품부문 등의 상을 수여한다. 2017년 12월에는 학생들의 시나리오, 영상 극본 등을 엄선하여 제8회 대원불교문화상을 시상했다.
서울노인영화제를 이어가고 있는 희유 스님은 불교영화가 잘 만들어지려면 ‘인적자원을 잘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동국대학교에는 연극학부나 영화영상학과가 유명하며, 영상센터 또한 잘 구축돼있다. 이웃종교재단 학교의 연극영화과는 종교작품을 만들고 있다. 불교철학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젊은 영화인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독립영화도 300~500만원이면 단편을 찍습니다. 그런데 신인감독들은 자본수급능력이 좋지 않아요. 청년감독을 키워내고 그들의 카메라가 불교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지원하되 자유로운 영혼을 가두면 안 됩니다. 자유로운 영혼이 잘 찍으면 포교가 됩니다. 각 본사들이 기반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영화제도 처음 연다는 게 중요합니다. 첫 영화제는 콘텐츠를 모으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공동출자와 협동조합 등 십시일반으로 시작해도 좋습니다. 영화제를 만들고 감독을 키워내면, 그래서 상업영화가 나오면 시장은 성장합니다.”
희유 스님은 더불어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 웹툰 등에도 관심을 줘야 한다고 했다. 이는 청년에게도, 배고픈 작가들에게도 불교가 시선을 주는 일이다. 노인영화제에 대해서도 불교계가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르신들의 삶에는 불교가 있기 때문이다.
“불교공부를 하면 분명 인생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그들의 시선으로 불교를 찍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사찰 신도들에게 영상을 가르쳐서 찍고 단편영화를 제작한다면 노인영화제에도 응모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조계사 화주보살의 하루’ 등 생생한 이야기들이 있죠. 불교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찰마다 문화재도 많아요. 영화를 포교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