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과 부정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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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과 부정의 차이
  • 관리자
  • 승인 2007.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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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그늘

  해마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서초동 꽃시장엘 한 두 번씩 찾아 간다. 딱히 꽃을 꼭 사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보다 겨우내 삭막했던 마음이 서초동 일대에 가득 펼쳐진 꽃들판을 보는 순간 마치 새장에서 놓여난 새처럼 활짝 펴지는 즐거움 때문이다. 한 뼘 또는 기껏해야 두어 뼘 키의 알록달록한 갖가지 꽃이 네모난 운두 낮은 상자에 차곡차곡 열을 맞추어 늘어서 있는 것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마치 병아리떼가 종종종 어미 닭을 쫓는 모습이나 유치원 입학생들이 줄 맞춰 선 것을 볼 때처럼 절로 웃음이 터진다.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런데 그 꽃 종류가 해마다 더 귀엽고 사랑스럽게 개량되어, 찾아갈 때마다 신품종이 한 둘은 꼭 선 보이는 것을 보면 참 신기한 생각이 든다.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꽃들은 날이 갈수록 사람을 닮아 세련되고 현대미(現代美)를 갖추어 가고 있다. 어떤 것을 너무 인공(人工) 냄새가 짙게 나서 생화(生花)다운 맛을 아주 잃어버린 것조차 없지 않다. 그러고 보면 꽃의 세계도 참 많이 변했다. 우리가 어렸을 적 친숙했던 패랭이, 오랑캐꽃, 민들레 따위는 서초동 꽃시장에선 눈을 씻고 볼래야 찾을 수 없다. 현대인의 취향에 맞게 외국에서 들여오거나 개량해서 해마다 상품가치가 있는 신품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머지 않은 장래엔 유전공학을 이용하여 줄기엔 토마토, 뿌리엔 감자가 열리는 편리한 식물같은 것도 나온다고 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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