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라왕 사자
상태바
염라왕 사자
  • 관리자
  • 승인 2009.07.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주성(洪州城), 대안사(大安寺) 사주(寺主)에 경론을 강론하는 좌주(座主)가 있었다. 그는 매양 마조를 비방했다.

 어느 날 밤중에 염라왕 사자가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사주는 말했다. “누구시오.” 사자가 대답했다. “염라사자요. 사주를 잡아가려고 왔소.” 사주가 말했다. “사자에게 부탁이요. 나는 올해 나이 67세가 되었소. 40년 동안, 경론을 강의하며 대중들을 위하여 힘써 왔는데 오로지 이론에만 빠져 있었을 뿐 아직 수행을 하지 못하였소. 바라건데 하루 낮 하룻밤만 기다려 주시오. 어떻겠소?”

 사자가 말했다. “40년 동안이나 경론을 강의하는데 빠져 아직도 수행을 하지 못하였는데 지금 다시 수행한다니 무엇이 되겠소. 목마름을 당하여 샘을 파니 무슨 소용이요.

 좌주는 금방 말하기를 오직 경론을 강의하는 데만 힘써 대중을 도와서 이루게 하였다고 하나 그 말은 말이 되지 아니하오. 왜냐하면 경에 명문이 있지 않소. ‘스스로를 제도하고 남을 제도하며 스스로를 해탈하고 남을 해탈시키며, 스스로를 조복하고 남을 조복시키며, 스스로 적정하고 남을 적정케 하며, 스스로 안온하고 남을 안온케 하며, 스스로 허물을 여의고 남의 허물을 여의게 하며, 스스로 청정하고 남을 청정하게 하며, 스스로 열반에 들고 남을 열반에 들게 하며, 스스로 쾌락하고 남을 쾌락케 한다’ 고 그런데 그대는 자기 몸조차도 아직 맑고 고요하게 하지 못한 주제에 어떻게 능히 다른 사람을 도와 이루게 하겠소. 그대는 보지 않았던가 금강장보살이 해탈월보살에게 말하기를 “내 마땅히 스스로 바른 행을 닦도록 권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스스로 능히 바른 행을 수행하지 않고서 다른 사람을 닦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 않았소.

 그대는 부정한 마음을 가지고서 입으로만 교묘하게 말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못 전하여 범부들의 마음을 혼란케 하였소. 그래서 저 왕이 노하여 나로 하여금 그대를 저곳으로 잡아오게 하여 곧 검수지옥에 던져 그대의 혀를 끊고자 하는 것이요. 그대는 부처님의 말씀을 보지 않았던가. “말로 이르는 법은 소지(小智)로써 망념되어 분별하는 것이니, 그래서 장애가 생겨 자기 마음조차 밝히지 못하느니라. 자기 마음을 밝히지 못하였다면, 어떻게 정도를 알랴, 너는 그릇된 지혜 때문에 모든 악을 증장시키느니라.” 하신 것을.

 그대는 40년 동안을 구업을 지었소. 지옥에 들어가지 않고 어찌 하겠소. 옛 가르침에도 분명히 말씀하였소. ‘말로써 모든 법을 설하여도 실상(實相)을 들어내지는 못한다’ 라고. 그대는 망심을 가지고서 입을 놀려 어지럽게 설했소. 그래서 반드시 죄보를 받는 것이요. 다만 스스로 자기 잘못을 알고 꾸짖을 것이요. 남을 원망하지 마오. 바쁘오. 어서가오. 만약 늦는다면 염라왕이 우리를 꾸짖을 것이요“ 라고 했다.

 그때 또 다른 사자가 말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