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불교의 의료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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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불교의 의료정신
  • 이정학
  • 승인 2007.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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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불교의 의료 정신은 [약사본원경{藥師本願經}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죽음의 계곡에서 허덕이는 병자라도 이 경전을 지심으로 독송하면 귀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다고 쓰여 있다. 약사여래{藥師如來}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열두 가지의 큰 원을 세웠다. 그 중 여섯번 째의 대원은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장님,귀머거리, 벙어리, 절름바리, 백치{白痴} 등의 선천적 불구자가 되지 않도록 바라는 보건{保健}정신이며 일곱번째 대원은,  일체 중생의 만병을 다 고치고 약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약을, 간호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간호를, 집 없는 사람에게는 집을 주고자 하는 의료, 복지 정신이다. 이 세상의 모든 고통과 병, 훙사{兇事}, 악사{惡事}를 모두 쓸어내면 곧 극락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는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무서운 질병이 가득하다. 옛날에는 콜레라, 장티부스, 천연두 등의 급성 전염병과, 결핵이나 폐렴 등의 감염증 질병이 많았으나, 현대에는 만성질환인 뇌혈관질환{腦血管疾患}, 악성신생물{惡性新生物 ㅡ 암}, 심질환{心疾患}등과 같은 질환이 많으며, 사회적 요인으부터 발생하는 노동 재해{勞動災害}, 직업병{職業病}, 교통사고, 공해{公害}, 약해{藥害},정신장해{精神障害} 등 예측할 수 없는 질환들이 많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과학이 발달하고 의술[醫術}이 고도화되었지만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질병은 더욱 만성화되고 고질화되어 질병에 대한 공포심은 날이 갈수록 증대하여 간다.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이다. 인간의 일상 생활은 생명을 유지하고 존속시키며 발전시키는데 그 목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을 중시하고 건강에 커다란 가치를 인정하며 최고 수준의 건강을 향유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으며, 인류의 건강이 평화와 안전에 불가결의 요건이 됨을 자명한 이치로 확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원류가 불교경전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것이다.

   [대지도론{大智度論}에는, 한 의사가 만병을 고칠 수 있으면 대의{大醫}요, 수십 종의 병밖에 고칠 수 없으면 중의 {中醫}라 했다. 불교의료의 근본 정신은 만병을 고치는 대의{大醫}를 말함이요, 의사, 간병인, 환자가 한마음 한덩이가 되어 치료 효과를 상승작용시키는 화합심{和合心}이다. 의사가 아무리 고도의 의료 기술을 가지고  환자를 치료한다 하여도 환자의 효응 없이는 바람직한 성과를 기대할 수 없으며, 반대로 환자는 의사의 훌륭한 시료{施療} 없이 조기(早期)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의계{醫戒}, 간병인계{看病人戒}, 병인계{病人戒}를 말씀하셨다.

[1]醫戒

  [금광명최승왕경{金光明最王經}]의 제병품{際病品}에는 의사에 대한 훈계{訓戒}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요약하면, 의사는 기후의 변화를 잘 관찰하여 풍병{風病}, 열병{熱病}, 담음{淡蔭} 등의 병상{病狀}을 알고, 치료 방법을 회득{會得}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에 따라 약과 식이요법{食餌療法}을전해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자민{慈愍}의 마음으로 병자를 치료해야지 이재{利財}를 갈취하는 마음을 가져서 는 안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에 양질{良質}의 의료를 환자에게 베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고도의 의술을 연마하기 위하여 정진을 거듭해야 하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사가 병자의 치병{治病}을 미끼로 이재{利財}를 갈취해서는 안된다는 의료 윤리를 강조했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떠한가? 의사의 수입이나 병원경영 관계로 과다한 주사와 투약으로 약해{藥害}와 의원병{醫源病}이 발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처님께서는 이미 이천 년 전에 오늘의 현실을 미리 내다 보시고 의료윤리를 강조하셨는지도 모른다.

  대지도론에는 불법{佛法}을 약{藥}에 비유하여 말했다.  [약은 병자가 복용하여 병을 고치는데 목적이 있으며, 병자의 빈부귀천{貧富貴賤}을 문제시하지 않는다] 의료가 화폐와의 교환가치로 통용되는 사회에 서 어떻게 의사가 빈부귀천을 문제시하지 않고 지심으로 병자를 돌볼 수있을까? 그리고 의사는 과학자이며 과학자는 준엄과 냉정한 이성을 필요로 하는데 의사는 냉엄한 과학자임과 동시에 따뜻한 정을 아는 종교가가 아니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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