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 그늘] 희망 한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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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희망 한 그릇
  • 관리자
  • 승인 2007.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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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그늘

   그러니까 우리 산동네, 키가 작은 최씨 할머니는 구멍가게 주인인데 라면을 아주 잘 끊이기로 소문이 났습니다.

   손가락 마디만한 골파와 맵싼 고춧가루 양념에다가 달걀을 먹음직스럽게 풀어서 끊인 라면이 속을 개운하게 합니다. 얼큰한 국물이 시원하고, 큼지막하게 썰어 놓은 깍두기가 감칠맛이 나는 게 400원짜리 라면치고는 근사해서 톡톡히 본전을 뽑고도 남습니다.

   그러기에 배가 출출하거나 입안이 괜시리 심심하다 싶으면 할머니의 얼큰한 라면 한 그릇에다 간단히 소주라도 두어 잔 곁들이면 산동네에 사는 우리들에겐 딱 그만인 것입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좀 더 밝히자면, 할머니는 마음 씀씀이도 너그럽고 넉넉한지라 호주머니가 가벼운 사람에겐 외상도 곧잘 주곤 합니다. 그래선지 몰라도 동네 총각들은 할머니에게 수양딸도 있겠다 해서 할머니를「장모님, 장모님」하고 부르면서 가까이 따르는 것입니다.

   언젠가 동네 사람들 여럿이 좁은 구멍가게를 온통 차지하고서 술을 마신 적이 있습니다. 그때 내 이웃에 사는 건실한 청년이 소주를 한 병 더 청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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