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원효성사
초개사의 재산은 풍부하였으므로 원효와 공주가 수용하는 데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공주는 난생 처음으로 백성들과 대면해 본 것이지만 그들의 순박함이 마음에 들어서 외롭고 변화가 없는 요석궁 생활보다 이들과 고락을 함께 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즐거운 것이라고 느꼈다.
그래서 사흘째 되던 날 공주는 조용히 얘기했다.
“저도 여기서 조용히 살고 싶어요.”
“이런 벽촌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소? 아무래도 어려울 걸.”
“아녜요. 흙냄새 맡으면서 일하며 살겠어요. 총이도 고향을 익히게 될 거구요.”
원효는 공주의 뜻을 굳이 꺾으려 하지 않았다.
“그럼 집 하나 지어야겠군.”
“정말 허락하시는 거지요?”
“허락이고 말고가 어디 있소? 온 신라가 상감마마의 국토인데.”
“그리고 여기는 공주의 시가이고.”
공주는 미소를 지어 대답을 대신한다.
“그럼 어디에 집을 지을까? 절 뒤 밭에 지을까?”
원효가 혼잣말처럼 뇌이는데 공주가 대꾸한다.
“집 지을 곳은 제가 정할께요.”
“어느 곳이 좋을 것 같소? 혹시 마음에 드는 곳이라도?”
“저 위 사라수(娑羅樹) 숲에 맘에 들었어요.”
“음-, 그것도 좋겠군.”
원효는 왕궁에서 보내온 재화(財貨)로 사라숲에 집터를 닦기 시작했다.
“저도 초개사 스님들을 따라 수행할까 하오니 기왕이면 절을 지어 주셔요.”
“청신녀가 절에 살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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