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과 물리학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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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과 물리학 Ⅲ
  • 관리자
  • 승인 2007.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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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의 선수행

방학과 개강

현재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1년을 두 학기로 나누고 학기 사이에는 꽤 긴 두 달 이상의 방학이 있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막연히 그저 대학교수들은 일년에 넉달 이상을 방학으로 놀(?)수 있어서 참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사정을 잘 아는 교수 부인들도 방학 때 연구에 몰두하는 남편들을 참고 이해하다가도 부인 친구들이 누구 남편은 교수라도 방학 내내 집에 있으면서 가족과 함께 있는데 너의 남편은 무슨 똥별난 연구를 한다고 방학 때도 매일 학교에 나가느냐고 하는 말을 들을 때 친구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저녁 때 연구에 몰두하다 지쳐서 집에 들어온 남편을 붙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방학에도 열심히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대부분의 교수들도 이러한 경우를 겪고있으며 앞으로도 사회 전반적인 의식의 전환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겪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의 경우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워서 새로운 연구에 몰두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아래 연구결과를 이미 예측하고 있었으나 시간 관계상 그동안 중간과정의 계산을 미루어 두었던 연구과제를 다시 끄집어내어 계산에 몰두하며 무더위도 잊고 예상도 못했던 사실들도 새롭게 알아내면서 연구논문을 한 편 완성하였다. 그런데 방학 때 연구에 몰두한다고 해서 학기 중에는 강의만 하고 연구는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학기 중에도 틈틈이 새로운 연구동향도 살피고 그동안 해왔던 연구와 관련되어 흥미로운 연구와 제가 눈에 띄면 대개는 같은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동료 교수 및 지도하고 있는 대학원생들과 함께 토론도 하면서 연구진행 방향도 정하고 방학 때 집중적으로 연구할 바탕을 마련한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방학 때보다도 더 알차게 연구에 몰두하면서 학기 중에 연구논문을 완성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방학과 개강은 학사일정을 위해 편의상 나눈것이지 뚜렷이 구별되는 것은 아니며 대부분의 교수들은 1년 365일 꾸준히 수행자가 화두를 들고 있는 것과 같은 마음자세로 자기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결제와 해제

선가(禪家)에서도 대학과 같이 일 년에 두 차례의 안거(安居)가 있으며 안거가 시작하는 날을 결제일, 끝나는 날을 해제일이라 부른다. 먼저 결제일이 되면 선방스님들은 밖으로 모든 활동을 멈추고 그동안 수행에 소홀했던 자신을 돌이켜보고 반성하면서 이번 안거에는 반드시 공부를 마치겠다는 저마다 굳센 각오를 가지고 조실스님께 입실(入室) 지도를 받으며 100일 동안 수행정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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