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경연수 법사
상태바
특전사 경연수 법사
  • 관리자
  • 승인 2007.1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을 밝히는 등불들

길을 가다 스님을 만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대상이 굳이 스님은 아닐지라도 자못 경건해지기 마련이다. 같은 사람이 또 길을 가다 이번엔 군복을 입은 직업군인을 보았다면 어떤 느낌일까? 아마도 스님을 보았을 때의 느낌에서는 물론 일반인을 보았을 때 갖는 느낌에서조차 더 멀찍이 떨어진,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한 그런 느낌이 먼저 들 것이다. 그러나 그 군인이 군복을 입은 스님일 경우에는 어떨까?

군대가서 간절히 그 상황을 접해보지 못한 우바이들에게는 생경하기만 할 그런 사람들이

바로, 군이라는 젊음의 패기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전법과 포교에 힘쓰고 있는 군법사들이다.

경연수 법사. 얼룩무늬 군복과 어깨에 붙은 계급장, 군화와 베레모. 이 모든 것을 볼 때에는 그도 틀림없는 군인이다. 군인 중에서도 가장 고되고, 거칠다는 공수부대의 대위.

하지만 그 날, 그를 찾아 간 곳은 총 한 자루 볼 수 없는 곳이었다. 오히려 어느 산사보다도 깨끗이 정돈된 법당과, 그 안에 모신 불상이 한결 평화롭게 미소짓는 젊은 불자들의 청정한 도량 호국사자사(護國獅子寺). 뒷산 팔부능선 쯤으론 남한산성 골격이 굽이치고, 탁 트인 정면으론 잠실벌과 한강과 저 멀리 삼각의 봉우리들까지 펼쳐져 보이는 전망 좋은 외딴 산사일 뿐이었다.

이곳에 법당이 지어진 것은 지난 ‘88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젊은 혈기에 그 힘든 공수훈련을 마다하고 이곳을 찾은 사람은 경연수 법사가 세 번째. 부대 특성상 장교와 사병의 비율이 거의 동등하고, 훈련이 고되며, 특히나 소위 ’점프‘라 불리는 생명의 위협을 감수해야 하는 낙하훈련이 있는 이곳을 오고싶어 하는 군종장교는 거의 아무도 없었다.

스스럼없이 이곳으로 자원해서 오기까지에는 경연수 법사 나름의 원력과 역경을 마다 않는 외곬 성격이 뒷받침되었을까?

그가 불교를 보다 깊이 알게 된 때는 제천고 재학시절이었다. 불교학생회 회장을 맡으면서 한 비구니 스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불교의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게 되었다. 이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로 진학하게 되었고 재학 중에 봉선사에서 수계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그동안의 생각을 실천으로 옮긴다는 생각과 더불어, 절집에서 받은 많은 은혜를 나름대로 갚아보려는 의도에서 직지사에서 녹원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출가 후 군법사가 되어 경남 해안부대와 전방부대를 거쳐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그가 맡은 직책은 사령부의 군종장교였다. 하지만 이곳의 형편은 그를 그 직책에만 매어두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는 3여단은 물론 수많은 교육생이 있는 특전사 교육단까지 그가 찾아가지 않으면 아무도 찾지 않는 불법의 황무지가 되어 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