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가정 만들기] 안윤수 씨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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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자가정 만들기] 안윤수 씨 가족
  • 사기순
  • 승인 2007.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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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싼 종이에는 향내 나고 …

외할머니께서 남겨주신 무가보(無價寶)

“저희 외할머니께서는 신심이 아주 장하신 분이셨어요. 저희 집의 하루는 외할머니의 염불소리로 시작됐지요. 새벽에 예불 드리시는 그 정갈한 모습을 지켜보면서 뭉클한 기분이 들곤 했어요. 외할머니 손잡고 찾아간 송광사에서 며칠씩 묵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불자 하면 외할머니에 대한 추억부터 먼저 떠올리는 안윤수(35세)씨. 할머니 애기 하며 애틋한 그리움을 피워 올리는 안윤수씨의 눈빛은 소녀처럼 빛났다. 철이 들면서, 아니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면서부터 돌아가신 외할머니에 대한 정이 더더욱 도타워졌다.

그녀가 삶의 방향을 제대로 찾고 이렇듯 나날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부처님께 있기에, 꼬마 적부터 그 부처님 가슴속에 심어준 외할머니에 대한 고마움이 이렇듯 새록새록해지는 것이다.

“너희들은 복이 참으로 많다. 어려서 부처님 만났으니 그게 얼마나 큰 복 인가말이다. 내가 진작 불법(佛法)을 알았다면 내 인생이 확 바뀌었을텐데….”

어린 손자 손녀를 앞에 앉혀놓고 이런 말씀 끝에 항상 재미나는 큰스님들 얘기며 부처님 얘기를 해주시던 외할머니.

“생선 싼 종이에서는 생선냄새가 나고 향 싼 종이에서는 향내가 난다.”고 했던가. 외할머니께서 피워 올리던 부처님 향기 속에서 그녀는 자연스레 불자가 된 것이다.

“부처님 만나고 나서 내가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 너희들도 항상 부처님 만난 것을 감사드리고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대로 살아야 한다.”

그녀의 외할머니는 참으로 고독한 분이셨다. 한마디로 기구한 분이셨다. 유복자로 태어난 외할머니는 위로 친정오빠 세분이 다 독립 운동하다가 돌아가시고 결혼해서는 남편마저 일찍 저 세상에 보내야 했다. 그리고 무남독녀 외딸 하나 데리고 월남해서 대구에 정착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타향살이, 딸 하나 의지하고 사는 여인의 외로움이 얼마나 컸겠는가. 어릴 때는 외할머니께서 환하게 웃으시며 “부처님 법 만난 게 이렇게 기쁠 수가 없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안다. 처음엔 고독한 마음을 부처님의 마음으로 달래고 마침내 고독한 마음조차 스스로 사를 수 있었던 할머니의 그 푸른 신심을 그녀는 짐작할 수 있다. 할머니의 신심이 지금은 바로 그녀의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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