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장 현암 최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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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각장 현암 최규일
  • 관리자
  • 승인 200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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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제목같은 ‘우리 기쁜 이 길을’이라는 주제로 원고 청탁을 받는 순간 스크린의 영상처림 전각장(篆刻匠) 현암(玄岩) 최규일(崔圭一)씨(54)를 떠올렸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것은 10년전 「藝心佛心」이란 기획물의 인물 취재를 위해서였다. 그때도 그는 지금 살고있는 정릉 아리랑고개 밑 숭덕국민학교 맞은 편 가건물처럼 보이는 상가의 지하 30평 작업실에서 지금 모습으로 옥돌에 칼질을 하고 있었다.

처음 그를 대하면서 체구와 외모에서 아메리카 인디언 같은 인상을 받았지만 지금의 그는 라즈니쉬를 보는 듯 더욱 큰 여유와 덕을 얼굴에 담고 있다. 그가 무정물 옥돌에 문자와 그림을 토대로 한 조형미를 칼로 새겨넣는 예술의 길을 걸어온지 꼭 22년.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전혀 다른 길로 입신의 경지에 접어들어 있다.

그의 사람을 끄는 매력은 우선 무소유의 삶, 여여한 삶을 사는 생활 그 자체이다. 22년전과 똑같은 그의 작업실은 변한 것이라고는 그가 일한 전각작품이 5톤 트럭 약1대분 정도로 늘어났고 전각을 찍을 작품들로 사방 벽면이 메워진 것이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면 작업대앞에 모신 세분의 불상앞에 초를 켜고 향을 사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후에 그는 밤에 잘 때까지 칼을 쥐고 각을 한다. 두문불출 일만 하는 그의 대인관계는 만나러 찾아오는 손님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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