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와 그릇된 과거의 청산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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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와 그릇된 과거의 청산문제
  • 관리자
  • 승인 2007.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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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절망과 좌절감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종종 솔직하게 털어 놓는 친구를 대하게 될 때마다 나 자신도 사실 마음이 흔들린다. 이렇게 돌아가도 되는가. 몇 년전에 세상의 지도급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범죄의 주역노릇을 하는 기막힌 사실이 폭로됨에 따라 ‘민나도로보다(모두가 도둑놈이다)’라고 하는 말이 유행했다. 하필이면 일본말을 써서 세상의 잘못됨을 풍자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다. 우리말로 노골적으로 말하기에는 하도 상스럽고 창피스러워서 서양 꼬부랑말보다 비유하기가 그럴듯한 일본말을 썼는지 어쩐지는 모르나 문제는 우리사회가 그토록 한심하게 자탄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해에는 유달리 사건도 많았고 사회치부도 불쑥불쑥 노출이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판사, 검사나 국회의원이라고 하는 ‘명사’들이 깡패들과 같이 술자리를 함께 하고 그들의 후견자 노릇을 하는 일이 신문지상에 보도가 되었던 일이다. 사실, 세칭 ‘깡패’라고 불리우는 사람들과 ‘명사’와의 관계는 일본 자민당 실력자인 가네마루 신의 사건에서 역력하게 드러났듯이 남의 일만으로 돌려 버릴 것만은 아니다. 세상 돌아가는 꼴이 참으로 한숨밖에 안 나온다고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만하다.

그런데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서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어째서 세상이 이 꼴이 되었을까 하는 것이다. 더욱이 한심스러운 것은 말로 입에 담기 힘든 표현이지만 종교계나 교육계까지도 범죄단체에 가까운 병리를 안게 되었으니 그 까닭은 무엇일까. 이러한 의문에 대해 서로 입조심할 필요없는 사람들끼리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면, 한마디로 나라가 망한 이래 광복을 이루었다고 하는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역사에 있어서 참된 비판과 심판이 없는 길을 걸어 왔다는 것에 문제가 있지 아니한가 하는데 귀결이 된다.

일본 제국주의가 패망하고 광복이 이루어졌다고 하던 1945년 8.15해방 후에도 남북이 미국과 소련 군대에 의해 점령통치를 받게 됨에 따라 남한의 미군정하에서는 친일파 민족반역자가 그대로 미군정의 그늘에서 행세했고 건국후에도 미군정을 이어받은 정부는 친일파를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그들이 관료계와 정계, 나아가서 문화계나 경제계 등 사회전반을 주도하는 실세가 되어 있었고 특히 ‘반공주의’라는 것이 판을 칠 때에는 친일파들은 반공의 투사로 둔갑하에 됨에 따라 일제 잔재에 대한 심판은 생각도 못할 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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