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관광문화는 환경 보전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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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관광문화는 환경 보전의 길
  • 관리자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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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죽어가는 땅 되살아나는 땅

나는 지난 `88년 10월부터 매주 금요일 「한겨레 신문」12면에 나갔던 ‘가 볼만한 곳’ 취재를 위해 전국을 돌기 시작해 지금까지 길이 난 곳은 거의 다 가보았다. 행복이라면 행복이랄까. 옛날 같으면 『택리지』를 쓴 이중환 선생이나 「대동여지도」를 그린 김정호 선생이 평생을 두고 걸어다녔을 그 길을 자동차 덕택에 4년여만에 다 밟았으니 말이다.

문명의 이기인 자동차가 이처럼 시간을 단축시키고 공간을 넓혀 준다는 사실은 여행하면서 절실히 느낄 수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문명의 이기가 사람의 생활을 편안케 해 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파괴하는데 이조 한다는 데에 있다.

마이카시대를 맞아 뚫리는 게 길이고 그 길을 따라 이제 사람의 발길이 안 미치는 곳이 없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길들은 대개 사람들의 눈 요기 감이 될 수 있는 ‘관광지’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국의 사찰주변은 언제나 인산인해다. 더구나 한 도시에 1천만 명 이상이 모여 살다가 휴일이면 일제히 터져 나가 인파가 닿는 곳-그곳은 바가지 상인과 척박한 인심과 쓰레기 동산이 주류를 이룬다.

나는 한 4~5년 전국을 뛰어 다니면서 우리의 잘못된 레저 형태, 상업주의 관광문화가 환경파괴를 통해 우리 삶을 옥죄는 부메랑으로 되 날아올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하며 전율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사찰 주변을 비롯한 파행관광, 레저 몇 곳을 소개하면 읽는 이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전남 해안 대흥사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나라의 명찰이다. 대흥사를 품고 있는 두륜산은 봉우리에 바위가 허공을 가로질러 이루어진 ‘구름다리’가 있고 이곳에 올라서면 완도, 진도 등 서남 해안 일대의 섬들과 맑은 날에는 한라산까지 보인다 하여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두륜산에 올라 자연을 감상하고 생명의 조화에 경건한 마음을 얻고 내려오는 길에 대흥사 법당에 들러 기도하며 자비의 마음을 얻는 길은 얼마나 가슴 뿌듯하고 보람 있는 여행길인가?

그러나 이러한 기대는 대흥사 들머리에 있는 관광단지에 들어서는 순간 실망으로 바뀐다. 옛날 같으면 대흥사 스님들의 생활필수품들을 메워주거나 절을 찾는 산객들에게 최소한의 숙식편의를 제공해 주는 ‘사하촌’이었을 이 곳에 얼마전 대규모 관광단지가 들어서고 이제 많은 사람들이 절과 산을 찾기보다 좋은 여관과 캬바레 때문에 대흥사 여행길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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