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 스님의 청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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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 스님의 청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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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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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심시심

저 위에는 원래 맑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세계가 있지만, 오락가락하는 구름 때문에 하늘자체가 흐렸다 개었다 하는 것으로 착각하기가 쉽다.

이렇듯이 요즈음 종단 일각에서 일고 있는 소란을 보고 일반은 마치 조계종단 전체가 분규에 휘말리고 있다는 인상을 받기가 쉽다.

아무튼 비록 일부라곤 하더라도 분규가 있다는 사실은 종단 본분사에 크게 어긋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선가귀감」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출가하여 중이 되는 것이 어찌 작은 일이랴! 몸의 안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고, 따뜻이 입고 배불리 먹으려는 것도 아니며, 명예와 재물을 구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고 죽음을 면하고 번뇌를 끊으려는 것이며, 부처님의 지혜를 이으려는 것이며, 삼계에 뛰어나서 중생을 건지려는 것이리라.’

또 조주(趙州) 스님은 법문에서 “오래 참선을 하여 온 납자라면 진실치 않은 사람이 없고 고금을 통달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신참자(新參者)라면 반드시 이치를 캐야 한다. 그대들은 이쪽으로 삼백, 오백 또는 천 명의 대중을 쫓아가지 말라. 저쪽으로도 비구 비구니 대중을 쫓아가지 말라. 총림의 주지 한답시고 자칭하면서 막상 불법에 대하여 물으면 마치 모래를 쪄서 밥을 짓는 것처럼 아무 것도 못하고 한마디 말도 할 줄 모른다.

그러면서도 도리어 남은 그르고 나는 옳다고 하며 얼굴에 열을 올려서 세간 사람들이 법답지 못한 말들을 하게 한다. 진실로 이 뜻을 알고자 한다면 노승의 말을 저버리기 말라”는 간절한 말씀을 하고 있다.

임제종, 남전보원(南泉普願)의 법제자, 조주 스님의 행장 가운데 손꼽을 만한 것들 중의 하나는 청빈(淸貧)이다.

조주성(趙州城) 동쪽 관음원(觀音院)에서 80세에 주지를 맡았다. 동네는 황량하고 절은 퇴락하여 겨우 공양을 끓일 정도로 가난한 절살림을 꾸려나갔다. 심지어 부러진 선상(禪床)다리 하나를 타다 남은 부지깽이로 잡아매어 쓰면서도 누구에게서도 새로 만들어 받기를 허락지 않았다.

‘도를 닦는 사람은 음식 먹기를 독약을 먹는 것같이 하고 시주를 받을 때에는 화살을 받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할지니 두터운 대접과 달콤한 말은 도를 닦는 사람의 두려워할 바라’고 한 「선가귀감」의 이 말이야말로 조주스님의 실천덕목이다.

스님의 유명한 12시가(時歌), 축시(丑時)부터 자시(子時)까지 십이지(十二支)로 12수의 시를 읊은 것이다.

半夜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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