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며 용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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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용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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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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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봉 스님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
저작·역자 향봉  정가 17,000원
출간일 2024-05-14 분야 에세이
책정보

254쪽|판형 152*215mm|책등 두께 16mm|

ISBN 979-11-93454-94-7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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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1979년 초판 출간 이후 60만 독자를 울린

우리 시대의 고전 『사랑하며 용서하며』!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을 읽은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고 강제 소환한 바로 그 책,

1991년 증보판 이후 33년 만에 복간판으로 재탄생하다!

1년 전인 2023년 5월, 불교 출판계에 향봉 스님 열풍이 일었다.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을 펴내며 44년 만에 컴백한 것이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수개월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스님이 겪어온 삶의 역정과 치열한 구도기 속에서, 진리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것이다.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문체는 여전했다. 향봉 스님의 글은 ‘눈물방울 두어 방울’로 표현된다. 유쾌하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눈물방울 두어 방울’ 적시지 않고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급기야 독자들은 1979년 초판 이후 6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사랑하며 용서하며』를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향봉 스님이 화제로 오르는 곳에서는 늘 『사랑하며 용서하며』가 언급되었고, 재출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가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젊은 수행자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고뇌로 가득하면서도,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전해진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오랜만에 옛 글의 향수에 깊이 젖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과 같이 놓고 읽는다면, 혈기왕성했던 젊은 날의 향봉 스님과 자유롭고 한가로운 산골 노승 향봉 스님을 동시에 마주하며 다시금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저자소개 위로

익산 미륵산 사자암 주지. 상좌도 공양주도 없이 홀로 밥 지어 먹고, 글 쓰고, 산책한다. 어린 시절에 백양사로 출가했고, 해인사 선방을 거쳐 <불교신문> 편집국장과 부사장을 지냈다. 조계종 총무원 포교부장, 총무부장, 중앙종회 사무처장,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불교계 ‘실세’로 활동하기도 했다. 반면에 1973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한 시인으로서, 수필집 『사랑하며 용서하며』가 60만 부 이상 팔리며 베스트셀러 저자로 유명세를 떨쳤다.

지은 책으로는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 『산골 노승의 푸른 목소리』, 『일체유심조』, 『선문답』 등 20여 권을 펴냈다. 또한 경찰청(치안본부) 경승실장과 조계종 경승단 초대단장을 역임했으며, 청평사, 보광사, 내장사 주지를 지냈다. 늦은 나이에 철이 들어, 인도, 네팔, 티베트, 중국으로 15년의 치열한 구도행을 떠났다. 이후 돌아와 20년째 사자암에 머무르며, 머리와 수염이 허연 미륵산의 한가로운 노승으로서 할 일 없이 평화와 자유 누리며 살고 있다.

 

목차 위로

초판 서문 | 세상 살아가는 거 뭐 별 게 아니올시다

복간(復刊)에 붙여 | 찌그러진 자화상이자 순례자의 수첩

 

1| 어찌 어린 것에게는 선물을 주지 못했던가?

시루 속 스님

용서의 미덕

산승의 이야기

스님 만나지 말랬잖아

개 이야기

똥자빼 스님

명주 목도리

행자와 어머니

시인과 추어탕

지대방 예찬

소녀스님과 책가방

왕개미와 보리 한 톨

어머니의 회초리

 

2| 싸가지 있게 한 번쯤은 거나하게 놀고픈데

스님도 약을 드십니까

꿩이 운다

사람 고중광

소낙비처럼 싸락눈이 내리던 날

비오는 날 창문을 반쯤 열고

태양은 늘 떠 있음을 잊지 말자

목욕탕에 와서

얼굴이 미운 스님

미리 앞당겨 쓰는 유서

청평사에 와서

약을 달이며

죽음 이야기

노파의 거짓 슬픔

 

3| 생각할수록 다행스럽고 고맙고 기쁜 일

지네 소동

부처님과 복숭아

사랑하며 용서하며

사주와 관상

지평선 있는 나라

조고각하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

도깨비 그림

큰 불기와 작은 불기

부처님 전상서

이토록 가까이 있었는데

마음을 넉넉하게 건강하게

 

4| 무언의 설법

동백꽃 만나러 가는 길에

손오공 과자와 어머니 _

정다운 유머

해우소 왕실

인생은 짧다

여행의 의미

진짜와 가짜

무언의 설법

행복을 가꾸는 마음

구속복과 해탈복

한국인의 의식

시대적 성향

저무는 길목에서

 

염화실 탐방

 

 
상세소개 위로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과연 무엇이 특별한가?

그것은 오로지 하나,

향봉 스님의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진솔함이다!

“그의 타는 듯한 눈빛이 좋고 그의 음성이 좋으며 그의 집착이 없는 무소유의 발자취가 더욱이 좋다. 아마도 향봉이는 이 세상에 오래 머물진 않을 것 같다. 그는 커다란 불덩이요 바람처럼 인생을 엮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 스님, 『사랑하며 용서하며』 초판 추천사

현재 70대 중반의 향봉 스님은 여전히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그만큼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오현 스님의 추천사에서 보듯, 젊은 시절 그는 분명 ‘커다란 불덩이’였음이 분명하다. 『사랑하며 용서하며』의 글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 쓴 글이다. 뜨겁다 못해 타오를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고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애처롭기도 하다.

향봉 스님의 글은 가감이 없고 꾸밈이 없다. 문장은 수려하지 않지만 흡입력이 있다. 날것 그대로이면서 가슴을 후벼판다. 그런데 아프지가 않다. 이것은 그의 자화상이자 우리의 자화상이다. 젊은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의 통과의례이자 처절함이다. 그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지혜를 습득하게 된다. 지나간 것은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향봉 스님의 투명한 진솔함이다. 그 어느 것도 숨김 없이 소위 ‘맞짱’을 뜬다. 수행자의 체면이나 위선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자유와 깨달음에 대한 갈망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만 있을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인 ‘염화실 탐방’에서 당대의 큰스님들, 경봉·구산·고암·서옹·성철·월산·월하·우화·운허·춘성·탄허·향곡·향봉·혜암 스님을 찾아가 울부짖듯 가르침을 묻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45년 전 책이 지금 우리 시대에 유효할까? 여타의 고전들이 그렇듯 재미와 감동, 그리고 독자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지혜와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그러한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왜냐하면 이 수필집을 ‘인생의 책’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책속으로 위로

저자의 말

전전생(前前生)에 청년 향봉이 있었다.

옹골팍진 성격이나 눈물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고, 불칼과 일방통행이 그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치열한 듯하나 허술했고, 집념이 강한 듯하나 흔들리는 어금니처럼 헐떡임도 달고 살았다. 어찌 보면 그는 바람개비였고 부평초였다. 나그네이면서 순례자였다. 용기와 패기는 있었으나 타협과 배려는 없었던 고집불통 향봉이었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스물여섯에서 서른 살에 이르는 향봉의 찌그러진 자화상이다. 순례자의 수첩이다. <불교신문사>에서 심부름하며, 천둥벌거숭이로 부딪치며 방황하며 흔들리는 모습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이제 머리 허연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지난날의 추억 줄기를 되돌아보고 있지만, 가슴 싸한 아픔만큼 눈물방울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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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속으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이하여 등기로 소식을 전하던 그 깨끗한 마음으로, 어찌 어린 것에게는 선물을 주지 못했던가? 용서의 미학을 배워, 그에게 따뜻한 사랑의 입김을 내리지 못하였던가? 다섯 장 부친 나의 선물을 그 녀석은 크고 아름답고 뜨거운 아름드리 선물로 답장해주지 않았는가?’ -22쪽

물오리 사냥개는 이름이 똘똘이었고, 셰퍼드는 암놈이 갑순이 숫놈이 갑돌이였다. 그런데 이 놈의 강아지들이 낮에는 제법이나 잘 놀아주지만 밤이 되면 어찌나 어미개 생각만 하고 낑낑거리는지 시끄럽고도 안쓰러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하여 자비심을 한껏 발휘하여 세 마리의 강아지를 방 안으로 불러들여 며칠을 동침했더니만, 이젠 아예 밤이 되면 으레 문살을 긁으며 일박하기를 낑낑거리며 애원한다. 그래서 이래저래 강아지들의 사정을 봐주다가 그만 이부자리는 물론 방 안 가득히 강아지 냄새로 현란하게 단청되었음은 물론이다. -30쪽

겉으로만 ‘누더기승’이 될 것이 아니라 안으로도 위장이 없는 ‘누더기 스님’이 되고픈데, 거짓과 꾸밈으로 일관된 나의 일상사는 사생아의 무덤만큼 소리 내어 통곡하지 못할 지어미의 설움이 철철 고여 넘쳐 흐르고 있음이 사실이다. 해인사 밑 꼬마들이 붙여준 ‘똥자빼 스님’이 점점 ‘똥자더한 스님’이 되어가고 있는 느낌도 없지 않아 서글퍼지는 마음 가눌 길 없다. -37쪽

“부처님요, 부처님요! 당신은 어쩌면 그리도 잔인하신지 순진한 총각처녀 들꼬셔다가 싹둑 머리칼 잘라놓고, 술도 안 되고담배도 안 되고 고기도 안 되고 여자도 안 되고 어쩌면 그리도 세상의 좋은 것만 골라가며 안 된다고만 하십니까. 때로는 어머님도 뵙고 싶고 가시나들도 보고 싶고 싸가지 있게 한 번쯤은 거나하게 놀고픈데, 당신의 눈치 보느라고 이 젊은 자암이는 주눅 들어 사옵네다.” -67쪽

그런 만남이 있었던 날 끝내 정봉 스님은 나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질 않고 청평사를 떠나가셨다. 그 뒤 보름쯤 지난 후에 정봉 스님의 침묵은 영원한 침묵으로 확대되어 지리산 천은사 계곡에서 동사(凍死)한 채 발견되었다. 청평사 석굴에서처럼 천은사 뒤편의 계곡에 자리한 동굴 속에서 소림굴의 달마처럼 가부좌한 모습으로 동굴벽에 기대어 이 세상의 고되고 질긴 그림자를 거두어버린 것이다. -75쪽

산사에서 약을 달이며, 그것도 인적이 아예 없는 겨울 산사에서 약을 달이며 조금은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이럴 때일수록 눈깔사탕이라도 사줄 딸년 하나 있었음 오죽 좋으랴 하는 생각도 든다. 어느 어린 소녀가 눈깔사탕이나 먹으며 아무런 생각 없이, 때 묻지 않는 그런 눈빛으로 이럴 때 나의 약 달이는 궁상이나 지켜봐줬음 오죽 좋으랴 하는 생각도 든다. -99쪽

어찌하든 오래 살고 볼 일이다. 괴테나 쇼펜하우어 등 한때는 자살 예찬론을 펴던 이들도 자신들은 늙어 죽도록 인생의 고뇌와 기쁨을 만끽하고 떠났다. 이를 상기해가며 마늘 한 쪽이라도 악착스레 입 안에 털어넣고 찬물을 마시더라도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찬물 마시고도 그깐놈의 체면 땜에 이빨 쑤시고 살아가는 그런 삶일지라도, <서울의 찬가>를 몇 번이라도 복창해가며 오래 살고 볼 일이다. -102쪽

누가 뭐라든 사랑하며 살 일이다. 생명이 남아 있는 한 사랑하며 살 일이다. 사랑하며 용서하며 서로 이해하며 살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만큼 누군가를 용서하며 살 일이다. 너그러이 용서하며 화끈하게 사랑하며 살 일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 함은 항시 봄의 동산에 머무는 것이요, 사랑을 잃고 사랑할 줄 모르는 마음은 항시 겨울 빙산의 적막강산에 묻혀 살기 마련이다. 사랑하며 용서하며, 사랑하며 용서하며 살 일이다. -117쪽

불법(佛法)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평선 있는 나라이다. 끝 없는 대해(大海)와 같고 높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실로 깊고 넓으며 미묘하기 때문이다. 불법의 넓은 대지에 두 발을 딛고 서서 아직 어느 곳을 향할지 방황하고 있긴 하나, 생각할수록 다행스럽고 고맙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121쪽

여인은 나의 눈치를 위아래로 몇 번 살피는 것 같더니만, 자기의 손금이나 봐줄 수 없느냐는 얄밉도록 두툼한 주문이다. 하도나 어이가 없었으나, 나의 생긴 꼴이 싸구려 시장 바닥의 관상쟁이 얼굴쯤으로 본시부터 생겨먹은 게 잘못이다. 해서 복채만 두둑이 주면 손금뿐 아니라 보너스로 관상까지 봐주겠노라고 두 눈 딱 감고 대답했다. -148쪽

노선사의 손을 꼬옥 쥐니 가슴이 짜릿 뭉클하다. 노사의 귀에 대고 귓속말로 “스님은 부처님이예요” 했더니만 “씨발놈의 새끼” 하신다. 아! 아! 우리들의 영혼에 등불을 밝혀주실 춘성 대선사님의 건강 회복을 빌고 빈다. “씨발놈, 씨발놈의 새끼!”를 하루에도 열 번 스무 번 듣더라도 꼭이나 건강을 회복하시어 다시금 성큼성큼 그 크신 모습으로 우리들 가까이 다가오시며 몸으로 보이시는 무진무량의 법음(法音)을 들려주셨음 싶다. -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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