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법사 다녀온 선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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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사 다녀온 선일 스님
  • 관리자
  • 승인 2007.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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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반 이야기

“스님들도 군대에 가나요?” 속가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이다. 세속을 떠난 스님들은 군대에 가지 않는다고 생각들 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대답은 “네, 갑니다.”이다. 스님들도 군대에 간다. 병역의 의무는 출가자라고 해서 비켜가지 않는다. 그리고 스님들의 출가는 세속으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구도(求道)라는 특별한 길에의 선택이며, 수행(修行)이라는 끝없는 행로의 도전인 것이다.

강원에서 함께 공부한 스님들은 서로의 속가 이름을 훤히 안다. 그 이유는 보통 강원에서 공부할 때 예비군훈련을 함께 받기 때문이다. 예비군훈련통지서는 속명으로 통지가 되고, 이 통지서는 전체 대중이 모인 자리에서 일일이 불러서 나누어 주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강원 도반들은 서로 속명을 부르며 장난을 하고 놀리기도 한다. 스님들이 속명을 공유한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격의가 없고 편한 사이라는 증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변○○, 선일 스님’ 또는 ‘변 법사’ 장난기가 심했던 우리 도반들이 선일 스님을 놀리며 부르던 호칭이다. 우리는 자주 이렇게 속명을 앞세우고 법명을 뒤에 붙이거나 그냥 변 법사라고 부르곤 했다.

선일 스님은 출가 전에 대학에서 같이 불교학을 공부한 학번 동기이다. 학교를 마치고 각기 출가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서로 왕래는 거의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강원에서 사집을 배우던 여름 초입에 문득 군법사의 신분으로 나를 찾아왔다. 당시 군법사로 있던 동기들이 여럿 있었던 까닭에 선일 스님의 방문이 그리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의외의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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