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의 산
상태바
황금의 산
  • 관리자
  • 승인 2007.10.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 불교강좌

  많은 경전과 법문을 통해서 불교를 알게 되고 또 많은 것을 얻어 슬기로운 삶의 지혜로 삼는다. 그러나 청소년들에게는 한문 경전과 대승경전이 매우 난삽하고 부담이 되어 그 진의를 깨닫기가 어렵다. 이에, 이른바 고기경전이라 일컫는 아함경에 있는 짤막한 세존의 법문을 통해 현실과 현대인의 갈등을 관조해 보고자 한다. 문답 형식의 게송 가운데 번개처럼 스치는 인정과 지혜가 있다.

   황금과 돌은 한 가지

  세존께서 코사라국 눈산의 숲속 토굴에 계시던 어느 날 홀로 사색을 하고 계셨습니다.

 「왕으로서 나라를 다스림에 모름지기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설움을 주지 않고 법에 따르되 비법을 행하지 않고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일까?」

  이때 마왕 파순이 세존께서 다스림(統治)에 대해 사색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변신(變身)해서 세존 앞에 나아가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스스로 왕이 되어 다스리시오. 뜻대로 이룰 것이오. 사람을 죽이지 않고, 사람을 해치지 않고, 설움도 주지 않고, 법대로 다스리시오.』

  세존께서는 이미 마왕임을 아시고 「그대, 마왕 파순이여, 어지 그런 말을 하느냐」하고 나무라시자 마왕은 물러서지 않고,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4가지 여의족(如意足을 닦아, 마음만 먹으면 저 눈산도 온통 황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습니까?』

  세존께서 다시 마왕에게 꾸짖으셨습니다.

 『어찌 내게 왕이 되라 하느냐. 저 눈산을 황금으로 바꿀 까닭도 없다』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이르셨습니다.

 『저 눈산을 황금으로 만들고 다시 두 곱으로 한데도 단 한 사람의 욕망도 채우지 못하리. 그러므로 지혜 있는 사람은 황금과 돌을 한가지로 보느니라.』

  마왕은 이미 저의 속마음이 드러났음을 알고 괴로워하며 곧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나라를 다스리는 왕」과 「마음을 다스리는 나」를 상징적으로 대비시켜 생각하신 것입니다.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라 할지라도 산목숨을 죽이거나 죽이도록 가르쳐서는 안 되며 <不殺 不敎人殺> 따라서 해치거나 설움을 주거나 하는 강압적인 것이 아닌, 법에 따른 다스림이라야 한다고 보신 것입니다. 한 나라의 왕이 아웃 나라를 무력으로 쳐서 다스리는 것은 법이 아니므로 오로지 법대로 다스려야 한다. <一向行法 不行非法耶> 고 하신 것입니다.

  네 가지 여의족을 닦으신 세존이므로 마음만 먹으면 저 눈산도 황금으로 바꿀 수 있듯이 왕이 되려는 뜻만 있으면 온 세상을 한 손아귀에 넣고, 그 누구도 누리지 못한 권력과 향락과 재물을 차지할 수 있으니 어서 마음을 바꾸어 세간의 왕이 되라고 마왕이 부추긴 것입니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