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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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행복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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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행복의 열쇠

아이가 셋인 나는 아침마다 아이들의 수저를 헷갈리지 않게 챙기며 행복해(?) 한다. 옛날 같으면 세 아이들의 도시락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을 텐데 이게 웬 호강이냐고. 첫째와 둘째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잠꾸러기 막내에게 뽀뽀 세례를 하며 “진이야, 너 행복하지? 이렇게 아침마다 뽀뽀해 주는 엄마가 있으니까.”라고 말하며 잠을 깨운다. 아이는 잠이 덜 깬 상태에서도 미소를 지으며 “응, 난 행복해.”라고 대답한다. 첫째 딸에게는 다른 친구들에게는 없는 동생이 둘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고 하고, 둘째 딸에게는 언니도 있고 남동생도 있으니 정말 행복하겠다고 말한다. 아이가 셋이라 서로 싸우고 정신이 없을 때도 더러 있지만 그보단 즐거울 때가 더 많아 늘 행복하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아이 셋을 키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 부부가 무모하게(?) 아이 셋을 낳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 프랑스에서 유학한 까닭이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가진 것이 말 그대로 하나도 없었던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 박사과정 등록금과 생활비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19개월 된 딸을 데리고 학비가 전혀 들지 않는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정부보조금 덕택에 월세와 아이 양육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프랑스에서 자연스럽게 아이 둘을 더 낳았다. 양쪽 집안이 고만고만한 처지인지라 생활비는 아르바이트로 해결했고, 한국에서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이 가끔씩 옷이나 한국음식을 부쳐주시면 우리 가족 모두는 더없이 행복해했다.

자동차를 구입할 처지가 안 되는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어릴 땐 캐리어에, 조금 자란 뒤엔 접이식 유모차에 태워 버스를 타고 장을 보러 다녔는데 한국에서 버스 기사들로부터 받았던 서러움 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고, 어쩌다가 프랑스 친구가 우리 가족을 자기 차로 관광시켜주었을 때는 참 감사하고 행복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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