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기가 꽉 찼지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내게 직장은 생활의 대부분이 되어버렸다. 직장과 집이 멀고, 야근이 많은 일의 특성상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여 밤늦게 집에 돌아오면 잠에 곯아떨어지기 일쑤다. 가족들은 얼굴 보기 바쁘고, 죽고 못 살던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러고 보니 내가 직접 맞부딪히는 사람은 직장 내 몇몇뿐인데도 그들과의 관계가 만만치 않다.

일에 대한 직접적인 어려움보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사소한 불협화음이 때때로 마음을 송두리째 뒤흔들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실 지금까지의 나의 인간관계가 그리 성공적이었다고는 감히 말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 미흡했던 나의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고, 부족했던 점들을 잘 보완하는 것이 앞으로의 바람직한 인간관계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에 그 동안 느낀 점을 몇 자 적고자 한다.

직장 생활의 가장 주된 임무가 자기 업무이겠지만,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자신의 업무 수행 능력에 끼치는 영향은 결코 가볍게 볼 만한 것이 못 된다. 직장 생활의 즐거움과 보람 등이 모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