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했던 몸, 그리고 마음과의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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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단했던 몸, 그리고 마음과의 작별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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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이야기

먼저 합장한다. 이어 절을 하고 마지막 접족례 과정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탐·진·치를 참회합니다.’를 속으로 읊조린다. 접족례에서 일어서면서 다시 합장한다. 매일 새벽 절 명상을 108번씩 3회에 걸쳐 하게 되니, 모두 324번이 되는 셈이다. 이제는 내 생활에서 떼어 놓으래도 뗄 수 없는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물론 절 명상뿐만이 아니다. 금강경 등 경전 읽기, 불교관련 서적 읽기, 일상의 마음 챙기기 등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듯이 불교 수행에 온통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럼 어떤 연유로 불교수행이 생활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을까. 사실, 부모님들도 불교 신자이지만 4월 초파일 등 1년에 몇 번 절에 다녀오는 정도로 기복신앙의 형태이지 수행은 아니었다. 그리하여 내 인식 속에는 불교란 그저 부처님께 ‘돈 벌게 해주세요. 우리 아들 건강하게 해주세요.’라며 비는 정도로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불교와의 인연

그러던 지난 해 5월경, 직장 불자회 총무를 맡고 있는 직원 한 분이 책 한 권을 빌려주었다. 지광 스님의 『자네와 나는 둘이 아니라네』였다. 그 날 저녁 단숨에 끝까지 읽었다. ‘그래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읽기를 끝낸 후 곧장 108배를 하였다. 물론 어설프기 이를 데 없는 자세이긴 하지만, 이 때부터 절 명상 수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 며칠 후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청견 스님의 ‘절을 기차게 잘하는 법’ 동영상 강의를 통해 절하는 법을 배웠다. 3시간 30분의 비교적 긴 시간이지만 스님의 친절하면서도 재미있는 강의 덕분에 지루한 줄 몰랐다. 스님의 강의를 듣기 전에는 몸이 요구하는 편한 자세로 절을 하는 바람에 힘든 줄 몰랐었다. 그런데 강의를 듣고 그대로 따라하자니,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발과 다리가 부어올랐다. 일어설 수도 없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일어서지도 않고 무릎만 꿇은 상태에서, 상체만 숙여 접족례를 하고 일어서는 동작만을 반복하기도 하였다. 나름대로는 일종의 마장을 끊어 버리려는 노력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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