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바세계를 무대로 연극 한 마당 멋들어지게 하다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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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를 무대로 연극 한 마당 멋들어지게 하다 가거라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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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뵙고 싶은 큰 스님/경봉(鏡峰) 스님

경봉 스님 1892년 경남 밀양 출생. 1907년 통도사 성해 화상을 은사로 출가 득도하였으며 1911년 명신학교 졸업, 1912년 해담 스님께 비구계를 수지하였다. 통도사 강원을 수료하였으며 만해 스님께 화엄경을 수학하였다. 하루는 불경을 보다가 “종일토록 남의 보배를 세어도 반푼어치의 이익이 없다(終日數 他寶 自無半錢分).”라는 구절에서 큰 충격을 받고,1916년부터 내원사, 마하연, 해인사에서 참선 수행하였다. 1925년 통도사 만일 염불회 창설, 1927년 통도사 극락선원에서 용맹정진하던 중 활연대오하였다.

1932년 통도사 전문 강원 원장, 1935년 통도사 주지, 1941년 조선불교 중앙선리 참구원 (선학원) 이사장, 1953년 통도사 극락선원 조실로 추대되었으며, 동화사·내원사 등 여러 선원의 조실도 겸임하였다. 1973년부터 매월 첫째 일요일에 정기법회를 개최하였으며, 활달한 경지에서 자상하게 지도해주셨으므로 스님이 머물던 극락선원에는 항상 구도자들이 가득하였다. 가람수호에도 심혈을 기울이셨으며, 경봉장학회를 설립, 파고다 공원 안에 만해 선사 기념비 건립도 추진하는 등 보살행을 실천하셨다. 1982년 세수 91세, 법랍 75년으로 “야반삼경(夜半三更)에 대문 빗장을 만져 보거라.”라는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하셨다. 18세부터 85세까지 써내려간 일지는 한국불교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저서로 『법해』 『속법해』 『원광한화』등이 있으며, 서도집 『선문묵일점』 『경봉』 『서간집』 『화중연화소식』 『삼소굴일지』『삼소굴소식』 등이 있으며, 경봉 선사 일대기류가 여러 종 있다.

지금도 통도사 극락선원에 가면 경봉 스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며 “어떻게 극락에 왔노?”라고 반길 것 같다는 이들이 많다. 너무나 자비로운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그 활달한 생활법문을 들을라치면 눈물이 나오고, 서릿발 같은 엄격함으로 공부길을 바로잡아주셨던 스님의 가르침을 나침반 삼아 불교에 제대로 입문하게 되었다고 토로하는 사람들…

“우리 스님 최고 멋쟁이 도인이라. 큰스님 일 계속 하고 있으니 지금도 시자라”며 스승을 기리는 명정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직접 뵙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으나 주위 사람들의 회고와 법문집, 일대기만으로도 행복해졌다. 도인스님의 자상하고도 활발발한 말씀들, 가슴이 트이는 통쾌한 선문답에 감읍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장부 일대사를 해결하신 뒤 스님은 눈 덮인 영축산을 맨발로 뛰어다니며 오도송을 토해내었다.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주인공이 나타났네. 허허 이제 만나 의혹 없으니 우담바라꽃이 온 누리에 흐르누나.”

다음날 대중들에게 “옷 입고 밥 먹고 잠자는 일상생활이 곧 화엄경 도리”임을 육두문자까지 섞어가며 설파하시니 대중들은 못 알아듣고 외려 법광(法狂)했다고 수군거리자, 그 이후론 근기에 맞는 법문을 해 주셨다. 심지어 소변소에는 휴급소(休急所), 대변소에는 해우소(解憂所)라고 써붙여 중생심을 일깨웠다. 세상에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소변 참고는 일 볼 수 없으니 급한 일일랑 쉬어가면서 하라는 뜻이요, 근심 걱정 우비고뇌의 썩은 욕심을 대변 볼 적에 말끔히 비워버리라는 말이다.

스님의 생활 법문을 듣다보면 금강경 사구게가 생각난다.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 스님은 인생을 자주 꿈으로 푸셨다. 참 주인공을 보지 못하면 한갓 꿈속의 잠이라고 역설하셨고, 물질에 집착하지 말고 사바세계를 무대로 연극 한마당 멋들어지게 하고 가라 하셨는데, 우리는 아직까지도 꿈속에서 헤매고 있다. 제 안의 주인공은 깨울 줄 모르고 눈앞의 단 꿀만 핥으며 하릴없이 세월만 축내고 있으니 어찌하랴.

가장 무서운 적

“사람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는 적이니 적은 곧 나요, 나를 다스리는 것이 곧 나를 이기는 것임을 어찌 모르는가. 한 생각 발우를 비우듯이 깨끗이 마음 닦고 씻으면 온갖 집착이 나를 떠나느니 비 온 뒤 맑은 해가 비치듯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네.”

활기찬 생활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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