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문제와 여인 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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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문제와 여인 성불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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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님/ 동규가 찰링 비구니 승원장 텐진 팔모 스님

우리 할머니는 다음 생에는 남자로 태어나고 배우는 것을 소원하신다. 남자로 태어나고 싶은 까닭은 세상이 남성 위주이니 그 문제가 부당하다는 생각보다 여성이기 때문에 짊어진 원죄 같은 운명을 털어내기 위해 몸을 바꿔야만 한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신 할머니 생애의 문제를 나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불교여성개발원에서 텐진 팔모 스님을 초청하여 지난 6월 30일부터 9회에 걸쳐 전국 순회강연을 마련했다. 스님을 인터뷰하고 자료들을 살펴보면서 나는 여인성불의 문제를 깊이 생각해 보았다.

여성 수행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하여

팔모 스님에 대한 대중적 인기(?)와 관심은 매우 높았다. 티베트 불교에 귀의해 여승(女僧)으로 계를 받은 첫 번째 서양여성이라는 점, 스무 살에 낯선 땅으로 건너가 12년간 수행을 했고, 또다시 히말라야의 작은 동굴을 찾아가 12년간을 수행을 했다는 사실도 조명을 받을 만했다. 그런데 스님은 왜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고 했던가?

팔모 스님은 1993년 북인도의 다람살라에서 개최된 서구 불교회의에 초청받아, ‘불교 속에서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토론하는 가운데 팔모 스님이 경험한 여승들의 처지와 상황을 생생하게 제기했다. ‘라마들은 사람들을 출가시킨 뒤, 아무런 수련과 지도도 없이 그들을 세상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여성이 처음에는 높은 열정과 순수한 믿음과 헌신으로 시작한 수행자의 길에서 점차 영감이 잦아들고 의지가 꺾이고 마는 점이었다.

바로 그러한 여성 수행자들의 열악한 현실 문제 때문에, 스님은 동굴에서 나와 세계 순회강연을 하고 여승을 위한 수도원을 이끌어 가게 되었다.

세계 불교센터를 돌아보면 헌신하는 사람들은 여성이며, 그들이 없이 불교센터가 있을 수 없었다. 그런데도 경전에는 여성 아라한에 대한 언급이 없고, 갓 입문한 비구스님이 가장 연로한 비구니스님보다 위라는 계율상의 서열이 있다. 팔모 스님은 만약 비구니 승단이 그 경전을 썼다면 어떻게 말했을까를 반문하며, 그것이 모두 ‘남성 입장에서 경전을 기록한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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