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지 말고 놓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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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지 말고 놓으라
  • 관리자
  • 승인 2007.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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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수행의 첫걸음

수행 (修行)이란 말 속에는 이미 맑고 청량한 기운이 스며있어서 그 말을 들을 때면 언제나 가슴에 한점 서늘한 바람이 인다. 그리고 이내 무언가 모를 슬픔이 뒤를 잇기도 하는데, 그것은 아마 근본으로 향하는 마음의 행로가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기억하는 깊은 강물의 흐름소리가 전해오는 아득한 그리움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수행의 길을 일러 ‘옛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라 하지 않았던가. 때문에 수행이란 고향 떠난 지 오래된 나그네가 지친 몸을 이끌고 어느 노을 진 강가를 걷다가, 문득 뭉클하게 솟아오르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비로소 속절없이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서 고향을 향하여 발길을 돌리는 귀향의 여정이랄 수도 있는 것이다. 귀향의 결심, 수행의 마음을 일으키는 첫 순간, 사실 그 마음이 가장 환희롭고 아름다운 순간이요 곧 정각(正覺)이라고 고인들께서 설파하셨다. 이는 인생에 있어 어떤 새로운 시작보다 값진 것이며 무엇으로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인연인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몇 년 사이 갑자기 불어 닥친 수행의 열기로 뜨겁다. 그 수행의 방법들도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아서 가히 수행의 백화점이라 할 만하다. 각종 언론도 그 열기에 합세하여 마치 상품을 소개하듯 각 수행법을 다루고 있으니, 사람들은 그 정보들을 나름대로 분석하여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찾기만 하면 될 듯싶다. 편리한 세상이다.

요즈음 경기가 안 좋다고는 하나 그래도 우리나라는 이제 절대빈곤의 처참한 세월은 넘긴 것 같다. 이른바 웰빙의 시대가 도래하여 수행마저도 상품처럼 선택할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사람들이 저마다 수행의 길을 선택하고 정진해 나아가는 긍정적인 풍토속에서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빠져드는 혼란이 있는 듯하다.

즉 어떤 수행법을 선택해야 하는가, 어떤 스승을 만나야 하는가, 또한 과연 궁극의 깨달음에 이를 수 있을까 하는 등등의 문제가 있다. 이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불교 종단의 과제가 되기도 하여 최근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스승을 제대로 만나야

수행이란 어쩌면 밤길을 나서는 것과 같아서 좋은 스승이 앞장서거나 아니면 등불과 같은 지침이 있어야 헤매지 않고 목적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 시대를 스승이 없는 시대라고 극언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어느 때건 스승은 항상 존재해 왔다.

다만 경조부박한 현실 속에서 때론 재물과 명예욕으로 채워진 일부 사이비 인사들이 그럴듯한 수사로 우매한 사람들을 유혹하여 육체적인 건강이나 정신적인 특수한 능력 따위를 미끼로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저들의 거대한 성채를 짓거나 조직적으로 얽어매어 나락으로 이끄는 짓을 하니 이는 크게 경계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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