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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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 관리자
  • 승인 2007.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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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 스님의 수행한담

미얀마 에서 2년 반 만에 돌아왔다. 이전에 미얀마에서 보낸 기간을 합하면 3년 반 동안 미얀마에서 보낸 셈이 된다. 3년 반 동안의 미얀마 생활이 내게 있어 무엇이었을까? 가만히 돌이켜 보면 참으로 의미 있고, 보람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장엄한 쉐다곤 대탑(Schedagon 大塔)을 바라보며 붓다의 위대함을 느꼈고, 아침 탁발을 나가서 길가에 늘어선 신도들이 공양을 올린 후 땅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붓다의 가르침이 2,500년 시간을 뛰어넘어 이 시대에도 생생히 살아있음에 가슴저려 했고, 근본 경전에 의거한 미얀마 큰스님들의 법문을 들을 땐 붓다의 육성을 듣는 듯했고,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서는 그 분의 가르침이 지금 여기의 내 존재를 통해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환희심을 느낀 시간들이었다.

고타마 붓다에 대한, 그리고 그의 가르침에 대한 기본적 신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얀마 불교에 몰입해 갈수록 신심과 환희심이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미얀마 불교, 넓게는 테라와다 불교(Theravada Buddhism)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려고 애써왔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미얀마 불교에서 우리는 지금도 고타마 붓다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있다. 미얀마 절의 대부분의 법당에는 오직 붓다 한 분만이 모셔져 있다, 우리나라 법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슨 무슨 보살들도, 십대제자도, 사천왕도, 이런저런 신중들도 보이지 않는다. 그 어떤 존재가 고타마 붓다와 나란히 예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또 그들은 오직 붓다가 사용했던 언어인 빠알리어로 전승된 경(經), 율(律), 론(論) 삼장에만 의지한다. 그리고 일반 신도들을 대상으로 스님들이 대중법문을 하기위해서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삼장에 의거한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대부분의 비구(比丘)들은 227가지의 비구계 준수에 철저하다. 오후불식이 잘 지켜지고 있고, 사미계를 받은 순간부터 돈을 만지거나 소유하지 않으려 한다.

그들은 사미십계의 마지막 항목을 금, 은, 보물뿐이 아니라 돈도 소유해서는 안 되는 걸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행센타는 오직 수행으로만 유지된다. 재도 염불도 축원도 없이 스님들은 오직 수행에만 전념하고, 신도들은 절에 와서 법문 듣고, 보시하고, 수행하는 일이 전부이다.

부처님께서 신도들의 수행을 위해서 정해놓으신 한 달에 네 번의 우뽀사타 재일은 철저히 지켜져서, 신도들은 이날 절에 와서 8계를 지키면서 스님들과 함께 수행하며 하루를 보낸다.

그들의 수행 방법은 붓다 자신이 하시고, 45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열반으로 이끄셨던 사마타, 위빠사나 방법 그대로다. 계(戒)와 정(定)과 혜(慧), 그것들이붓다의 가르침 그대로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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