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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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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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사는 세상 이렇게 일굽시다

고형! 와실(蝸室)의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다채롭습니다. 예전엔 다채로운 풍경이 정지된 화면이더니 어느덧 그게 시간의 흐름이 되었습니다.

벌써 그런 나이가 된 모양입니다. 반년이나 동색이던 초록이 부끄러워 울긋불긋 단풍으로 제 몸을 물들이던 관악은 간밤에 내린 비에 남은 잎들을 훌훌 털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의연하여, 털 것을 털지 못하고 세속의 욕망에 휩싸여 있는 이를 부끄럽게 합니다. 능선 위로 눈부시게 푸르던 하늘엔 연주홍 노을빛이 아름답더니 금세 땅거미가 내립니다.

하루가 가듯 빠르게 일년이 흘렀습니다. 2003년도 어느새 마감할 때가 되었습니다. 매해 그렇지만 올해도 다사다난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어느 때보다도 어두웠었던 같습니다.

이라크 파병 문제로 나라 안이 온통 시끄러웠고 재신임 공방과 정치자금 특검으로 정계는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경제는 도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온갖 미물도 제 집을 찾아 깃들건만 집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 땅의 사람들은 몇 십 년을 죽을 고생을 다해 일하고도 제 몸뚱이 하나 쉬게 할 거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업자들은 갈 곳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고 오늘도 노숙자들은 땅거미가 채 내리기 전에 지하도를 찾습니다.

21세기가 열리던 아침, 희망과 기대를 안고 밀레니엄 축제를 하지 않았던 나라가 있었습니까? 전쟁과 학살의 시대인 20세기에 종언을 고하고 공존공영(共存共榮)의 21세기를 열자고 소망하지 않았던 이는 과연 몇이더이까?

부시 일당은 세계인의 소망을 짓밟아 버리고 21세기마저 전쟁과 학살로 문을 열게 하였습니다. 그는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고자, 석유를 차지하고자, 무기를 팔아먹고 전후 복구비를 챙기기 위해 전쟁을 감행했습니다.

테러를 예방하고 대량학살무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라고 명분을 내세웠지만, 미국의 모든 첨단장비와 정보력을 동원해서도 후세인과 알 카에다가 연계된 증거도, 대량학살무기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사력에 바탕을 둔 일방주의의 폭력 속에, 신자유주의에 바탕을 둔 세계화의 압력 속에 전 세계의 시민들이 고통하고 있습니다.

나라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개혁과 진보의 열망 속에 권력을 획득한 노무현 정권은 기득권에 저항 한번 하지 못한 채 투항하였습니다. 한국형 부조리를 제거하겠다고 호언을 하였지만 집권 초반부터 측근비리가 쏟아져 나와 그 부조리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재벌 개혁은커녕 노동자를 생존의 위기로 몰아놓아 수많은 노동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목숨을 버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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