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간의 미얀마 출가 수행기
상태바
30일간의 미얀마 출가 수행기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집/ 공부하는 재미

올해 7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한 달간 미얀마의 수도 양곤에 있는 참메 명상센타(Chanmyay Yeitha Meditation Center)에서 출가 수행자로서 위빠사나 수행을 하였다. 개인 의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한 달 간 병원을 비운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두 가지가 그 힘든 일을 결행하게 했다. 한 가지는 수행에 푹 젖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몇 해 전부터 들었는데 그 생각이 점점 더 절실해진 것이다. 또 하나는 위빠사나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읽고 위빠사나 수행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는 위빠사나란 자신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그게 아니었다. 몸과 마음의 관찰을 통해 불교의 가장 핵심적인 교리인 무상·고·무아 삼법인을 체득할 수 있고, 수행하는 과정이 계·정·혜 삼학, 팔정도, 칠각지, 오근, 청정의 일곱 단계 등에 입각해 있었다. 위빠사나 수행을 직접 해 보는 것이 지금까지 해 온 불교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그 자체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미얀마에 가서 위빠사나 수행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미얀마에서 수행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어디가 좋은지 자문을 구했다. 미얀마에는 여러 종류의 위빠사나 센타가 있는데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우 자나카 스님이 있는 참메 명상센타가 나에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조언을 해 주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미얀마에서 단기 출가를 하는 것이 수행에도 도움이 되고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불교 공부를 한 이래로 항상 꿈이었던 출가를 이번 기회에 하기로 생각했다. 단지 수행을 끝내고 귀국했을 때 삭발을 한 상태에서 환자를 본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나 내 생에서 이렇게 한 달 집을 떠나 수행만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언제 오겠나 하는 것을 생각할 때 귀국하고 난 뒤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단기 출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미얀마 양곤에 밤에 도착하여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에서 하루 밤을 묵고 다음 날 오전에 참메 명상센타로 갔다. 마침 10시 반 경에 있는 점심 시간이었다. 명상센타에서는 낮 12시 이후에는 물이나 쥬스와 같이 마시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안 먹는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고 있어 아침을 먹은 지 얼마 안 되었지만 식사를 했다.

공양 홀 안은 넓고 사람이 많았지만 조용했고 사람들은 식사를 천천히 하고 있었다. 나도 따라서 천천히 식사를 했다.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하듯이 천천히 밥을 떠서 입에 넣고 눈을 감고 천천히 씹었을 때 입 안에 침이 한 가득히 고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 하는 내내 마음이 무척이나 평화롭게 느껴졌다.

사실 미얀마에 오기 전에 오후 불식과 하루 종일 계속되는 수행을 내가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식사를 하면서 느낀 평화로움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안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