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같은 불교, 부처님의 가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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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같은 불교, 부처님의 가피력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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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이야기

어릴 적이라 아물아물하게 떠오르는 기억들이 있다. 어머니의 손을 꼬옥 잡고 더운 여름날 절에 도착했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 지친 몸을 식히며 절 마당에 앉아 있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유난히 부처님께 절을 잘했다고 말씀하셨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어렸을 적의 기억이 남아 있어서인지 서슴지 않고 종립학교를 택하게 되었다. 줄곧 외국어 과목에 관심이 많았고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받아서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다. 대학 입학식 때의 사진을 보면 정각원과 문리대 앞 광장의 불상을 중심으로 찍은 사진이 많은데, 아마도 마음에 끌리는 바가 있었던 것 같다.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있노라면 반야심경을 독송하는 음성이 방송으로 흘러나오고 바로 1교시가 시작되었다. 그 덕분에 항상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히고 정결하게 하고 난 후에 하루 일과를 열 수 있었다.

한편 학교 도서관은 불교학 자료실이 있어서 불교자료를 많이 접할 수 있었는데, 1학년 때 불교학 개론 및 불교문화사가 필수 과목이었기에 자주 불교학 자료실을 찾았다. 비록 교양과목이었지만 고등학교 때까지 불교공부를 체계적으로 공부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들춰보게 되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 대장경도 넘겨보고 불교학, 불교문화에 관한 책들을 접하게 되었다. 그 중 불교설화에 관한 책이 의외로 많지 않았는데 특히 일본 불교설화에 대한 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불교는 인도, 중국, 우리 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되었다. 그런데도 일본에는 불교 관련 자료의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일본불교의 자료를 참조하는 일이 상당히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역되어 있는 일본불교설화집이 거의 없었다.

당시 일본어를 전혀 몰랐던 나는 우리 나라와 영향 관계가 있는 일본 불교설화자료의 목록조차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을 직면하고 가슴이 답답했다. 갑자기 이 망망한 학문의 대해에서 눈먼 거북이가 떠다니는 나무 판자의 구멍에 머리를 내미는 것 같은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 차 올랐다. 일본어를 공부해서 일본불교설화를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운명처럼 다가온 것이었다. 영문학은 전공이라 소홀히 할 수 없었고 일문학을 부전공으로 하여 일본문학을 읽을 수 있는 수준에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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