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속에 있는 고향을 찾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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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에 있는 고향을 찾아가다
  • 관리자
  • 승인 2007.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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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향기/고향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산을 다시 찾기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살아가는 일에 쫓기고 지친 나머지 산을 가까이 할 여유를 가지지 못했던 듯싶다. 그 동안 무엇을 내 속에 담고 살아 왔길래 내 중심(中心)이 이리도 나약하고 얕기만 한 것인지….

매주 일요일이면 등산화 끈을 조여 맨다. 마치 내 삶의 끈을 바짝 조이듯이. 산에 오르면 꼭 잃어버린 고향을 찾은 것처럼 종종 알 수 없는 전율에 휩싸이곤 한다. 그 전율의 흔들림 속에서 사랑이 일고 그리움이 일고 슬픔이 인다. 이내 전율은 사랑이 되고 그리움이 되고 슬픔이 된다. 그럴 때마다 내 안의 모든 것이 흔들린다. 사랑도 그리움도 슬픔도 모두 번뇌(煩惱)가 되어 가슴 속에서 술렁이기 시작한다. 아, 고통은 점점 깊어가는데 이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한단 말인가! 마음의 짐을 내려놓지 못한 채 산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깊이 뿌리내린 거목처럼 고요하게 서 있는 내 중심을 알아채게 된다. 가슴에 담겨 있던 고뇌의 보따리는 이미 나로부터 자유로워진 후이다. 아니, 번뇌가 나를 놓아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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