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 없는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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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없는 그림자
  • 관리자
  • 승인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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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화를 다스리는 법

평소 우리는 뜻에 거슬리는 불쾌한 상황을 만나면 그림자 없는 복병처럼 본능적인 울화가 치밀어 오름을 더러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이처럼 화 또는 분노라는 것의 부림에 알게 모르게 비교적 자주 시달리면서도 대개는 그 순간의 부끄러웠던 기억을 외면하거나 애써 지우려고만 할 뿐, 정작 차분하게 그 근원을 살펴보는 일에는 소홀히 넘기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

요즘은 핵가족화에 따른 자녀의 과보호나, 달라진 식생활 환경으로 대개는 날 때부터 엄마 젖 대신에 우유를 먹고 채소류보다는 열량이 높은 육류나 가공된 음식을 즐겨 먹기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참을성도 부족해지고 매사에 투쟁적인 성격으로 변해간다고들 한다.

그러나 내 어릴 적 기억은 엄마 젖마저 부족해 미음을 주로 먹었고 가난하다 보니 육류 같은 것도 별로 먹어볼 기회 없이 자랐다. 그런데도 돌아보면 난 어릴 적부터 유난히 성격이 급했고 또 고집불통이란 말도 곧잘 듣곤 했는데 돌아보면 별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그걸 삭이질 못해 벌컥 화를 잘 내는 편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무슨 일로 그랬던지 지금 기억도 희미하지만 치미는 울화를 견디지 못해 그만 졸도를 해버렸던 적도 있었다. 오히려 함께 다투던 이가 나를 깨우려고 온 몸을 바늘로 찌르고 주무르며 한바탕 법석을 떨고 나서야 겨우 깨어났는데 그런 상태로 거의 30~40분 동안이나 사지가 뻗어 있었다고 들었다.

언젠가 주위 분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 새삼 떠오른다. “난 어릴 적 미리 출가하지 않고 사회에서 살았더라면 벌써 사고뭉치가 되었거나 패가망신하고 말았을 겁니다.”

사실 그렇다. 지나고 나면 매양 부끄럽고 후회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지만 이처럼 나에게도 평소 살아가며 겪는 이런저런 일의 갈등 때문에 나도 모르게 분출해 버리고 마는 이 화의 폐해로 내 마음도 상함은 물론 주위까지도 찬물 끼얹듯 주눅들게 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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