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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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나
  • 관리자
  • 승인 2007.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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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세상 이렇게 일굽시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한 송이 500원짜리 장미 한 송이를 화병에 꽂아두고 바라보는 것만한 사치가 또 어디에 있을까? 내 인생에 꽃이 없다면 사는 재미가 많이 줄 것이라고 때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어릴 때 내 고향 진주 중안동의 집 마당에는 여러 가지 나무가 있는 정원이 있었다. 지금 그 나무들의 이름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는 향나무, 은행나무, 히말라야시타, 종려나무, 동백, 감나무, 박태기, 옥매화 등이 있었다.

향나무는 담장 옆에 네다섯 그루가 심겨져 있어 길에서 보면 잘 보였다. 히말라야시타 나뭇 가지에는 그네를 매놓고 타기도 했다. 그러다가 어느 해인가 그 나무가 베어져 버렸는데 그 이후로는 그네를 탈 수 없었다.

종려나무는 주름이 잡힌 큰 잎이 마치 부채 같은데, 몸은 수염 같은 털로 덮여 있었다. 봄이 되면 털 사이에서 어른 손바닥보다 큰 노란 씨앗들이 솟아올랐는데 그것은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동백은 겨우내 푸르다가, 봄이 되면 기름을 바른 듯 반지르르한 푸른 잎 사이에서 붉은 꽃이 피는데, 그 붉은 색깔도 곱지만 꽃 속의 노오란 수술의 색깔과 서로 어울려 연출하는 선명함은 말할 수 없이 신선하였다.

무궁화나무에서는 하이얀 꽃이 피었다. 그 나무는 진딧물이 많아서 그런지, 지금은 오래 되어 그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날아다니는 벌레들이 많이 찾아 왔다. 그러면 그것을 잡아 목을 배배 꼬아서 마루에 놓으면 빙글빙글 돌게 되는데, 그것은 어떤 장난감 놀이 보다 재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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