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된 팔만대장경은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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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된 팔만대장경은 없습니까?
  • 관리자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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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목소리

여름 장마비가 며칠째 계속 내리고 전국이 호우 피해로 걱정스런 뉴스가 연일 TV에서 보도되고 있다. 우리 가족은 절망과 안도의 심정으로 비를 원망하며 집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이틀이 지나고 모처럼의 여유 때문인지 옛 생각을 하며 책을 뒤적이다가 미즈노 고겐(水野弘元) 선생의 『원시불교』를 다시 펼치고는 내가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서문에서 선생은 서양 학자들에 의하여 원시불교가 일본에 소개되면서 일본 불교는 새로운 연구의 분기점이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즉 “명치 시대 이전의 불교 학문을 알기 위해서라기보다 오히려 붙잡기 위해서였던 것이요, 명치 시대 이후는 역사적 사실을 중시하고 석존의 사적이나 초기불교의 상태를, 확실한 자료를 근거로 하여 연구하게 되었다.‘또 한가지’서양 학자들의 연구만으로 이루어진 일본에 소개된 불교가 틀린 점이 많아서 오랜 전통을 갖고 있는 일본 학자의 연구에 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본서는 원시불교를 학문적으로 연구한 것은 아니다. 통속적이며 평이한 뜻을 갖고 계몽적으로 쓰고자 노력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100세가 넘은 학자의 책 서문을 접하며 우리 불교의 현실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정규대학 과정(동국대 불교대학, 중앙승가대학 등)을 제외한 각 사찰 단위에서 다양한 교양대학이 운영되고 있다. 교양대학은 서로의 기준, 교과과정, 강의의 편차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근본불교’ 혹은 ‘기초불교’라고 해야 할지 모르지만, 명칭은 학자들의 몫으로 두고, 제가 뜻하는 바는 ‘불교란 무엇인가?’이다.

일본의 노학자는 많은 대중들을 위하여 학술적인 원시불교가 아닌 평이하고 계몽적으로 쓰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우리의 교양대학은 ‘화엄경’, ‘금강경’, ‘천수경’ 등등 대승불교의 주요 경전들을 강의하면서 정작 필요한 근본불교(기초불교) 교육은 별로 중요시 하지 않는다. 근간에 많은 학자들에 의해 근본불교, 초기 불교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더욱 더 정진하여 쉽고 재미있는 불교 입문서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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