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은 참 모습으로 돌아갈 길을 막는 장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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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은 참 모습으로 돌아갈 길을 막는 장애로다
  • 관리자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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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법석 32|/취미 수초(翠微 守初): 1590-1668

서산 대사가 일군 조선 불교는 임진왜란 후에 4대 제자를 비롯한 선지식들의 노력으로 제 자리를 찾아간다. 그 가운데 서산 대사의 제자였던 제월 경헌(濟月 敬軒)의 문하에서 또 하나의 큰 봉우리가 솟구치니 바로 취미 수초(翠微 守初) 대사이다.

수초 대사는 서울 출신으로 속성은 성(成)으로, 사육신 성삼문(成三問)의 후손이다. 어려서 제월 경헌 문하에서 득도하여 정진하였고, 벽암 각성(碧巖 覺性)의 법을 이어 받았다. 1606년 당대의 고승 부휴 선수(浮休 善修)가 제자인 각성에게 “조선 불교를 크게 빛낼 사미이니 잘 거두라”는 당부를 할 정도로 탁월한 그릇이었음을 인정받았다.

1629년 옥천(玉川)의 영취사(靈鷲寺)에서 후학을 지도했고, 오도사(悟道寺)와 설봉사(雪峰寺) 등에서도 가르침을 폈다. 선(禪)과 교(敎)에 두루 정통하였고, 유학에도 밝아 당대의 석학인 김육(金堉), 이식(李植) 등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백암 성총(栢庵 性聰), 취암 해란(翠巖 海瀾), 설파 민기(雪坡 敏機) 등의 제자를 두어 조선 불교의 맥을 잇는 데 큰 자취를 남기었다. 1668년 오봉산(五峰山) 삼장암(三藏庵)에서 입적하였다.

저술로는 『취미대사시집(翠微大師詩集)』 1권이 『한국불교전서(韓國佛敎全書)』 8책에 실려 있다.

이번 호에서는 대사의 선시(禪詩) 가운데 몇 편을 소개한다.

증좌선승도순(贈坐禪僧道順)

인연을 만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려놓을지니,

집착하는 마음은 본래 참 모습으로

돌아갈 길을 막는 장애로다.

참 지혜의 눈을 떠 깨달음을 향한 큰 뜻을 잊지 말지니,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잃어버림은

귀신의 소굴에 떨어짐이로다.

깨달음에의 올곧은 마음을 떠남과 집착하는 마음은

도를 이룸에 치료하기 어려운 병이거니와,

이 두 가지 장애만 없다면

부처가 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로다.

산거(山居)

산은 내게 들어와 살라 하지 않았거니와

나 또한 산을 알려 하지 않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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