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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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이야기
  • 관리자
  • 승인 2007.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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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아산 인취사 혜민 스님께

연꽃이 피었습니다. 저희 집 앞뜰에요. 연못 대신으로 땅을 파고 심은 변변치 못한 플라스틱통을 마다하지 않고, 곧게 청정하게 물 위에 올라 피었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나선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이 희귀한 아름다운 꽃에 머물러서 떠나기를 아쉬워합니다. 엄마가 미는 수레에 탄 아기는 연꽃을 향해 손을 내밀고 반가워합니다. 참새, 까마귀, 카디날, 로빈 등의 새들은 날아와서 꽃과 이파리 주변을 돌다가 물통에 걸터앉아 물을 쪼아먹고 날아갑니다. 사람도 짐승도 다같이, 길 옆 허스름한 물통 속에서 자라 꽃으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에 잠시 목이 메이는 듯합니다.

‘미주현대불교’ 주최로 연꽃 재배 강좌를 하시려고 스님이 미국에 오신 것이 3월 하순이지요? 강좌에는 많은 분들이 와서 연꽃을 심고, 기르고, 가꾸는 법은 물론 연을 식용(食用)으로 사용하는 방법까지 배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때 저희 집에도 잠깐 들르시고 릴리폰스 화원에도 같이 갔었지요.

그 날 골라주신 화분을 뒤집어보니 정말 연뿌리 대여섯 개가 무더기로 나왔어요. 이 뿌리를 갈라줘야 할 터인데 잘못 자르면 뿌리 안으로 공기가 들어가 뿌리가 죽는다는 말씀을 하셨길래 주저주저하다가 용기를 내서 잘라 심었습니다. 연근을 가르고 실뿌리가 다치지 않게 정성을 다하여 심는 방법을 스님이 직접 변해인 씨와 저에게 보여주셨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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