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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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지키기’
  • 관리자
  • 승인 2007.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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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세상 이렇게 일굽시다/ 이 시대의 암묵지(暗默知)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엔 말을 안 해도 서로가 통하는 것이 있다. 그 하나가 암묵지(暗默知),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다음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인자를 말한다.

예를 들어 미국 해병대를 보자. 주지하다시피 미국 해병대는 전투를 가장 잘하는 군대로 정평이 나있다. 소수의 병력으로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세계적 명성을 유지한다. 아프간 전투에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17만 명에 불과한 미국 해병대가 정규 작전 수행 외에 백악관을 비롯해 주요기관 경비는 물론 전 세계에 산재한 해외 주요시설 등의 경비를 맡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미국 해병대가 작전할 때마다 좋은 성과를 올리는 이유는 군인들이 용감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장병 모두가 소총을 자신의 분신처럼 완벽하게 다룰 줄 알기 때문이다. 사격으로 말하자면 모두가 명사수가 될 정도로 고도의 훈련을 받으면서 소총의 성능 이용방법 등을 철저하게 습득한다.

그래서 미국 해병대는 말 대신 소총으로 의사를 교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상과 공중에서 합동 작전을 벌일 경우 하늘의 조종사는 지상의 지형, 기상여건 등을 감안, 지상요원이 소총으로 작전할 수 있는 사정거리, 전투능력, 작전 가능 범위 등을 파악해 전투를 지원한다. 조종사도 지상요원 못지않은 소총수이기 때문에 지상의 작전방향을 예상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작전 명령을 시달할 수 없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각자가 임기응변으로 전투를 수행한다. 그 기준과 기본은 소총이며 이를 유일한 무기로 하여 무언(無言), 무성(無聲)의 전투를 수행하기 때문에 실수가 적다. 이 같은 서로 다른 업무 수행자들이 서로 다른 여건·환경 아래서 한마음이 되어 말없이 서로의 의사를 교환하는 것을 암묵지 행동이라고 한다. 그 핵심은 지식도 되고 기술도 될 수 있으며 불문율적인 도덕률, 사회규범, 철학, 사상도 암묵지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예부터 간직해온 암묵지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 불문율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이젠 말로써도 통하지 않는 사회로 전락하고 있는 듯하다. 작게는 가정이 그렇고, 많은 수의 회사에서도 동물적인 이기심이 기업 내 윤리의 타락을 부채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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