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명상(話頭冥想)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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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두명상(話頭冥想)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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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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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수행법

▶ 미래를 미리 알아서 불행을 방지하는 일이 왜 나쁜 일입니까?

혜봉 나쁜 일이라고 한 것이 아니라 경계하라 했습니다.

▶경계하라는 말씀은 나쁘니까 경계하라는 말씀이 아닌지요.

혜봉 미래를 미리 아는 일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미래를 잘 예측하고 안다 함은, 자동차 정비공이 자동차를 오랫동안 다루다 보면 자동차의 수명을 예측하고 자동차 소리만 들어보고 그 자동차의 고장 유무를 알아내는 능력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즉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은 하나의 능력이지 이것이 도의 척도가 된다거나 진리(法)를 깨달았다거나 생사 이전의 참된 자기를 깨달은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미래의 불행을 알아서 미리 방지한다 해도 생사해탈의 이치를 모르고 죽으면 그대로 윤회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것은 곧 마음이 만든 망령된 허깨비인데도 이것을 진짜라 생각하고 행복이다, 불행이다 하는 것입니다.

경상북도 문경에 실제로 있었던 일을 하나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농사 짓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농사 짓는 밭에 농사 짓기 불편하게 하는 아주 큰 돌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늘 고민이 되었는데 어느 날 근처에서 일하던 포크레인 기사를 보고 밭에 있는 돌을 치워주기를 부탁했습니다. ‘이 돌만 없으면 앓던 이가 빠지듯이 속이 시원할텐데’하고 돌 때문에 늘 신경이 쓰였던 모양입니다.

부탁을 들은 포크레인 기사는 바쁘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 날 치워주기로 하고 포크레인으로 돌을 치우는데 기사가 돌을 치우면서 이 돌을 자기 집에 가져가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그 농부는 그 돌을 치우는 것이 기분 좋아서 그 돌이야 기사가 가져가든 말든 상관이 없어서 가져가게 했습니다. 그런데 일은 얼마 후에 밭에 있던 돌을 치워버리고 기분 좋아하던 농부에게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 돌을 집으로 가져간 포크레인 기사의 집에 수석전문가가 와서 그 돌을 500만원에 팔라고 제안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포크레인 기사는 거절을 했고 수석전문가는 값을 계속해서 올려 부르다가 얼마 후에는 2천만원, 3천만원하고 부르다가 5천만원에 사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얼마나 기막힌 이야기입니까? (참고로 문경은 우리 나라에서 수석이 많이 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음.)

그래서 그 농부는 자기 밭에 있던 돌이 ‘그냥 돌이 아니라 값나가는 돌이었는데 그것을 모르고 그냥 버리다니 이렇게 한스러울 수가 있는가’ 하면서 가슴을 쳤지요. 그 돌만 생각하면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농사를 그만두고 자신도 본격적으로 수석 수집에 나섰습니다. 집에는 돌무더기가 쌓이기 시작하고 남들이 좋은 수석이라는 평이 있으면 돈을 주면서까지 돌을 모았습니다. 땅까지 팔아서 말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모아놓은 수석들을 누군가 돈을 주고 사가야 돈이 되는데 아무도 사가지 않는 것입니다. 결국 집에는 애물단지 같은 돌만 잔뜩 쌓여 있을 뿐 농사짓고 싶은 마음도 나지 않고 농사지을 땅도 얼마 남지 않고 급기야는 병들어 누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행·불행이라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돌을 문제삼을지 모르나 가만히 살펴보면 그 농부의 무지와 울화와 탐욕이 빚은 결과이지요.

따라서 미래라는 것도 그 사람의 마음이 만드는 것이며, 그 마음이 본래 그림자라서 미래를 안다는 것도 알고 보면 마음의 그림자를 아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진·치 삼독심(三毒心)이 끊어져서 집착이 없다면 행·불행이랄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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