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향기/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
출근길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행복을 발견한다. 뭉개뭉개 포개져 병풍처럼 둘러쳐 있는 낮은 산, 밭에 나와 아침부터 허리 굽혀 뭔가를 심고 있는 노부부, 눈 앞을 지나는 기차.
기찻길 앞 좁은 땅 위에 이리저리 자리잡은 잡초들.
한번 놓치면 20분씩 기다려야 하는 버스 말고는 시골에 사는 즐거움은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들판에 핀 작은 꽃들이 좋다. 이름도 모르고, 언제 피는지도 모르지만 풀 틈 속에서 하나 둘 얼굴을 내민 노란 꽃들을 아무 생각 없이 맞이한 계절 속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잘 다듬어진 온실보다 이것저것 포개져 있어도 산만하지 않고 소박한 조화 속에 완벽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자연의 숲 그대로가 더 좋다. 또한 쓰레기 더미 위에 둥지를 튼 호박꽃처럼 아름다운 것이 없고, 그 위에 피워낸 튼실한 호박덩이를 보는 것만큼 복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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