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장 녹여 행운 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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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장 녹여 행운 여는 법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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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이야기

해인사 법당에서 예불을 드리려고 좌복 위에 앉아 있다. 학인스님들의 청정하고 단아한 모습이 나를 울먹이게 하고 법고소리와 범종소리가 나를 잊어버리게 한다.

저녁예불이 시작되었고 장엄한 예불 소리에 나도 하나가 되었다. 반야심경이 끝나고 스님들이 금강경을 독송하였다. 내가 그 동안 십수년간을 독송해온 익숙한 경문이다. ‘여시아문 일시불 제사위국….’

지금으로부터 18년 전 어머니와 같이 대둔산 태고사를 찾아갔다. 그 때 우리 집안은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로 평안하지 못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어디엔가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사찰을 찾았고, 때마침 주위분에게서 태고사를 다니면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태고사를 수소문하여 찾아갔다.

태고사에 오르는 길은 매우 길었다. 포장이 되어 있지 않은 그 길을 어머니와 함께 오르며, 현실에 처한 상황을 극복할 힘을 달라고 부처님께 간절히 기원을 드렸다. 근 두어 시간을 올라 도착한 태고사는 대둔산 줄기 자락에 위치한 조그마한 절로 한창 불사 중이었다. 비록 조그마한 사찰이었지만 왠지 큰 힘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날 어머니와 나는 처음으로 법당에서 부처님께 1,080배를 하였다. 절을 많이 하면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피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 온몸을 적시는 땀방울이 소중하게만 느껴졌다. 천 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정안 스님이 우리 모녀를 부르셨다. 스님은 앞으로 열심히 기도하라는 말씀과 함께 천수경과 금강경이 수록되어 있는 불자독송집과 108염주를 주셨다.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 그 날부터 나의 기도생활이 시작되었다.

날마다 천수경, 금강경을 독송하기 시작하였고, 어려운 집안의 일들이 조금씩 풀려 나가기 시작하였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1주일씩 기간을 잡아 기도를 하면 잘 풀려 나갔다.

그 후 결혼을 하였고 기도생활을 꾸준히 계속하였다. 그러나 악연이라고 해야 할까. 나와 남편과의 인연은 10년을 가지 못했다.

남편은 결혼 후 잦은 외박과 나에 대한 차가운 냉대로 우리 사이는 좋지 않았고, 남편의 사업은 점점 어려워지더니 결국은 부도를 맞고 말았다.

그리고는 나와 어린 세 아이를 버리고 집을 나갔으며, 약 7년을 사귀어 온 여자와 다른 곳에서 살림을 차려 급기야는 이혼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혼 후 나에게 남은 것은 여기 저기 벌여놓은 산더미 같은 빚과 허탈한 절망감이었다. 그와 과연 어떤 인연이길래 이렇게 내 가슴에 못을 박아 놓고 떠나 버렸는지 부처님 전에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였다. 그 때 문득 예전에 꾼 꿈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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