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실패의 경험을 안고 산다. 실패는 자기 비전(vision, 꿈)에 대한 상실과 수정을 요구하게 된다. 그렇지만 실패가 곧 꿈의 좌절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인물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인생에 있어서 시련과 실패가 거듭됐어도 초지일관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낸 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꿈은 유일무이한 것도 아니고 절대부동의 것도 아니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보건대 나는 수없이 많은 꿈과 그 꿈의 단절을 맛봤다. 이런 나의 꿈을 사상(事象)의 착각이나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했던 허무한 기대쯤의 꿈(dream)류로 생각지는 말아 달라. 나의 꿈은 내가 조금만 더 성실했고 지혜로운 선택이 뒷받침됐다면 충분히 달성해낼 수 있었던 가능태였으니까 말이다.

물론 나는 이 지면을 빌어 일일이 그리고 구체적으로 그 꿈이 무엇이었는가는 밝히고 싶지 않다. 내가 이루지 못한 그것들은 이제 나를 떠난 허무이자 환영에 불과한 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