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발심은 언제나 하심(下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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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발심은 언제나 하심(下心)이다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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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초발심

사람의 기억이란 가끔은 자신의 미련함을 확인시키나 보다. 어느새 세월은 그렇게나 흘러버리고 부처님과의 인연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조차 기억이 안 난다. 지금 확실하게 기억이 나는 것은 반야심경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는 것이다.

불교와 나의 인연은 순전히 자연스런 인연법 때문이다. 20년 전 나는 10여 년을 넘게 교회를 다녔다. 그 때까지는 불교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우상 숭배쯤으로 알았다. 그러다가 불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새로운 시각으로 절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직장이 송광사 근처인지라 그 당시 구산 스님을 친견하는 기회가 생겼다.

구산 스님의 첫 말씀이 “몸은 가만히 두고 운동장을 돌아라.” 하셨다. “마음으로 돌았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대답을 하면서도 확실한 뜻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불교에 대해 무지했던 기억이 난다. 벌써 20여 년 전의 일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불교와의 인연은 순전히 그림공부 때문이었던 것같다. 대학원에 입학해서 졸업논문으로 한국불교회화를 쓸까 생각한 것이 불교와의 확실한 인연으로 시작이 되었다.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탱화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된 것도 그 무렵의 일이다. 당시 내 주위에는 불교신자가 거의 없었다.

탱화에 관심을 갖고부터 본격적인 불교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 후로 저절로 절에 가고 싶어졌다. 그러나 법당에 들어가지 못하고 주위만 맴돌다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했다. 절하는 법도 몰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눈여겨 보고 책도 보고 흉내도 내보았다. 그러나 내 자신이 너무도 엉성하기만 했다.

그 무렵 구봉 스님에게 탱화를 배우기 시작할 때였다. 답답한 마음에 불경도 보고 책방에서 불교서적도 사보는 식으로 불교에 대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초발심 시절 내가 불교에 대해 느낀 것은 불교야말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종교라는 생각이다. 그 때부터 불교에 대해 환희심이 났고 불교를 알게 된 것에 감사를 느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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