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전언해와의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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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언해와의 인연
  • 관리자
  • 승인 2007.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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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연 이야기

필자 는 10년 전 「불광」지 1991년 1월호 ‘나의 인생을 결정한 불교서’라는 난에 ‘석보상절과의 인연’이란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위와 같은 제목으로 글을 쓰게 된 것은 작년 9월에 『역주 법화경 언해』 권1(세종대왕기념사업회)을 출간한 인연 때문이라 본다. 그러므로 자연 글의 성질상 조금 겹치는 내용이 있을 수밖에 없어 독자 여러분의 양해 있으시기를 바란다.

이야기는 회고적인 글이 된다. 1951년 8월 당시는 6·25전쟁의 화중에 국군은 1·4후퇴에서 다시 북진(北進)하여 38선을 넘었으나, 중공군의 대공세로 휴전회담이 시작되며 국내 정치도 어려운 시절이었다. 피난 수도 부산에는 서울에서 피난해 온 각 대학의 형편에 따라 임시교사를 마련하여 개강하기도 했는데, 동국대학은 종립대학이어서 시내 중심부 신창동인가에 있는 대각사를 임시교사로 하여 다른 대학보다는 형편이 나은 편이었다.

하루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ㅂ군이 다짜고짜로 대학에 다니지 않겠느냐고 묻길래, 지금 우리 신분에(해군본부에서 사병으로 복무) 무슨 대학이냐, 더구나 난리통에, 그랬더니 주간이 아니라 야간대학이니 근무시간 후에 간다는 것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전쟁 중에 불안한 장래를 생각해서 제대하면 공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야간대학이라니, 그럼 소속장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 했더니, 그는 이미 입학수속을 끝내고 근무시간 후에 외출해서 등교하는 허락까지 받은 후였다. 그러면서 그가 자기 일처럼 앞장서서 서류를 작성해 가지고 같이 대학에 갔는데, 그 때는 신입생 선발을 끝냈어도 혼란한 사회상으로 정원이 차지 않아서 추가모집에 응한 것이고, 학년도의 시작은 3월이 아니라 9월이었다.

서류를 교무과에 내니 제대로 접수되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 한 다다미방에 계셨던 학장이신 고 퇴경(退耕) 권상로(權相老) 선생님께 큰 절로 인사 올린 것이 입학 절차의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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